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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노벨 평화상 수상한 美 언론인의 경고 “소셜미디어 총수들이 최고 독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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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노벨 평화상 수상한 美 언론인의 경고 “소셜미디어 총수들이 최고 독재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필리핀계 미국 언론인 마리아 레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필리핀계 미국 언론인 마리아 레사. 사진=로이터
“글로벌 소셜미디어 총수들이 최고의 독재자들이다.”

지난 202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필리핀계 미국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이같이 경고하고 나섰다.
페이스북과 X(옛 트위터) 등 현재 여론의 흐름을 쥐락펴락하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요 소셜미디어에 대한 규제가 없으면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CNN 기자 출신인 레사는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크게 기여한 업적으로 언론인으로서는 86년 만에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인물이다.

◇레사 “필리핀 독재자 두테르테도 저커버그와 머스크에 비하면 약과”


27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레사는 지난 23일부터 열흘간 일정으로 영국 웨일스 포이스에서 개막한 ‘헤이 페스티벌(Hay Festival)’에 참석한 자리에서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문화, 언어, 지역에 관계없이 사람들을 같은 방식으로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헤이 페스티벌은 세계 최고의 작가와 사상가가 모인 가운데 지난 1988년부터 영국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적인 문학 축제다.

레사는 26일 진행된 행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X 총수를 구체적으로 지목하면서 “이들이야말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최고의 독재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심지어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필리핀을 철권통치해 전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았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도 저커버그와 머스크에 비하면 약과”라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 총수들이 독재자인 이유


그가 이들을 최악의 독재자로 규정한 이유는 이들이 경영하는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의 적인 가짜 뉴스의 온상이 됐는데 그런 결과가 빚어진 것은 막강한 미디어 권력을 등에 업은 이들이 그 같은 방향으로 여론과 정보의 유통을 몰아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레사는 “저커버그와 머스크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나 여론의 흐름을 한 방향으로 조종하고 조작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서로 다른 존재들임에도 같은 생각을 갖도록 여론몰이를 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들이 장악한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느끼는 것,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왜곡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임에도 이들이 여론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무너지고 왜곡된 여론만 유통되고 있다는 경고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틱톡 규제만으로는 부족”


레사는 미국에서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그는 “틱톡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더 나아가 인터넷 전체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가짜 뉴스의 범람과 정보의 왜곡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레사는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AI에 기반한 정보 유통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캠퍼스의 연구진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들어진 정보의 품질이 심각하게 열악한 수준임이 이미 입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캠퍼스의 연구진에 따르면 알파벳의 자회사인 영국의 AI 전문 개발업체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지노메(GNoME)’를 이용해 내놓은 각종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 “관련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개의 고등학생도 알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예측 자료가 많이 포함돼 있어 기본적인 품질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