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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자동차 전시회 제네바 모터쇼, 119년 만에 막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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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자동차 전시회 제네바 모터쇼, 119년 만에 막 내린다

10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 모터쇼 중 하나였던 제네바 모터쇼가 완전히 문을 닫는다. 2019년 3월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89회 제네바 모터쇼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0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 모터쇼 중 하나였던 제네바 모터쇼가 완전히 문을 닫는다. 2019년 3월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89회 제네바 모터쇼의 모습. 사진=로이터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였던 제네바 모터쇼가 119년 만에 문을 닫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제네바 국제모터쇼 재단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향후 모터쇼 행사를 영구적으로 취소하며, 재단 역시 해체한다고 밝혔다.

1905년 처음 열린 제네바 모터쇼는 전성기 기준으로 120여 개 자동차 및 관련 업체와 1만 명이 넘는 취재진, 6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대규모 모터쇼 중 하나였다. 특히 유럽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볼 수 있는 주요 모터쇼 행사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행사를 끝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2000년 행사를 취소한 이후 4년 연속 신규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재단 측은 모터쇼 운영을 포기한 이유로 자동차 제조제조업체들의 관심 부족과 더불어, 대체재로 떠오른 독일 뮌헨 중국 베이징 모터쇼와의 경쟁 등을 꼽았다. 경쟁력 약화로 투자 대비 수익을 예전만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4년 만에 개최한 올해 2월 행사에는 유럽 기업으로는 프랑스의 르노 1개 사만 참여했다. 토요타와 폴크스바겐, 현대·기아차, 스텔란티스그룹 등 주요 업체 대부분이 불참하면서 29개 업체만 참가했으며, 방문객도 당초 목표였던 20만 명에 못 미치는 16만8000명에 그쳤다.

제네바 모터쇼의 중단은 갈수록 업계에서의 위상과 파급력, 경쟁력이 약해지는 국제 규모 전시회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018년에는 세계 최대 IT 및 가전 전시회 중 하나로 독일 하노버에서 매년 개최되던 세빗(CeBIT)이 문을 닫은 바 있다. 이후 주요 기업들이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와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에 집중하면서 비슷한 다른 전시회들은 규모와 방문객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종 국제 규모 행사들이 중단 및 연기되고, 다른 오프라인 행사들도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의 입지는 더욱 약화됐다.

한편, 로이터는 제네바 모터쇼의 중동판 행사가 지난해 10월에 이어 내년 11월 카타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며 중동에서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