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 홉킨스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새로운 장학금 제도 도입으로 사회의 가장 광범위한 계층과 지역에서 가장 유능하고 의욕이 넘치는 의대생들이 빚 없이 졸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스 홉킨스대는 블룸버그 전 시장의 기부금을 간호대와 공중보건대 학생을 비롯한 다른 분야 전공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다른 주요국보다 낮아졌고, 원격 수업 등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보건 위기에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WSJ는 “의대 학비 부담으로 의사의 길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더 많은 의대생에게 학비 부담을 없애주면 내과나 소아청소년과 같은 수입이 적지만 필수적인 분야를 전공할 수 있는 융통성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가 지난 2018년에 존스 홉킨스대 학부에 기부한 18억 달러는 개인이 낸 대학 기부금으로는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WSJ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 당시 기부금을 중산층 이하 대학생들의 학비 지원에 사용하도록 했다. 블룸버그는 그전에도 이미 존스 홉킨스대학에 15억 달러를 기부했었다. 그는 이 대학에 모두 64억 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지난 1964년 존스 홉킨스 대학을 졸업한 블룸버그는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로 명성을 얻은 뒤 블룸버그 통신을 창립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뉴욕시장을 연임했고, 대선에도 도전했었다.
미국에서 의대생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거액의 기부금을 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미국 사립대인 뉴욕대(NYU)가 2018년부터 의대생의 등록금을 무료로 전환했고, 올해 2월에는 뉴욕 브롱크스에 있는 아인슈타인 의대에 이 대학 전직 교수이자 이사회 의장인 루스 고테스만(93) 여사가 10억 달러를 기부해 의대생들의 학비를 전액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컬럼비아 의대도 학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고테스만 여사는 2022년 96세를 일기로 숨진 남편 데이비드 고테스만에게서 상속받은 유산을 기부했다. 데이비드 고테스만은 투자회사 퍼스트 맨해튼을 운영하며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세운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해 자산을 키웠다. 고테스만 여사는 기부금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지 말라며 아인슈타인 의대의 이름도 바꾸지 말라는 조건을 붙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