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미망인, 샌프란시스코 초호화 저택 960억원에 매입

애플 창업주 고(故) 스티브 잡스의 미망인이자 억만장자 자선사업가인 로렌 파월 잡스가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시장에 또 한 번 파란을 일으켰다. 퍼시픽 하이츠 지역의 초호화 저택을 약 7000만 달러(약 960억 원)에 매입하며 도시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것.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거래를 최초 보도하며, 파월 잡스가 샌프란시스코 부촌으로 손꼽히는 퍼시픽 하이츠의 '억만장자 거리'에 위치한 저택을 비공개로 매입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에머슨 컬렉티브 설립자인 그녀의 순자산은 무려 114억 달러(약 15조69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거래는 파월 잡스의 캘리포니아 고급 부동산 사랑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해 초에는 말리부 해변가의 4에이커 규모 부지를 9400만 달러(약 1294억 원)에 사들였는데, 이는 2015년 이후 LA 지역에서만 네 번째 부동산 매입이다.

이번에 파월 잡스가 매입한 저택은 1916년 스페인 르네상스 리바이벌 양식으로 지어진 4층 건물로, 유리 지붕으로 덮인 2층 안뜰이 특징이다. 전 주인인 슬론 린데만 바넷과 로저 바넷 부부는 건강보조식품 회사 Shaklee Corp CEO 조지 L. 린데만의 딸과 사위로, 2011년 3300만 달러(약 454억 원)에 이 집을 구매했다. 이들은 유명 건축가 피터 마리노에게 의뢰해 저택 북쪽에 4층 높이의 유리벽을 설치, 샌프란시스코만과 금문교, 알카트라즈 섬 등의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도록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이번 거래는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시장의 활황세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부동산 중개업체 컴퍼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샌프란시스코 주택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으며, 특히 500만 달러(약 69억 원) 이상 고급 주택 판매량은 무려 54%나 급증했다. 매물의 평균 시장 출시 일수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과열 양상을 보인다.

부동산 기록에 따르면, 파월 잡스는 '미스터 로저스 트러스트'라는 이름으로 이 저택을 매입했으며, 426만 달러(약 58억 원)의 양도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7000만 달러(약 963억 원)의 매입가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종전 샌프란시스코 최고가 주택은 2021년 4350만 달러(약 698억 원)에 거래된 퍼시픽 하이츠의 또 다른 저택이었다.

파월 잡스 측은 이번 거래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며, 바넷 부부 역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