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급등했던 엔비디아가 약세로 돌아섰고,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낙폭도 확대됐다.
그러나 반도체를 둘러싼 악재는 이미 그동안의 주가 급락으로 충분히 소화됐기 때문에 지금의 하락세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가 반등할 것임을 예고하는 분석이다.
악재 중첩
반도체 종목들에는 최근 악재가 쏟아졌다.
지난 9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을 시작으로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 11일에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금리 인하는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를 끌어올려 주가가 성장 전망에 크게 의존하는 대형 기술주에 호재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대형 기술주를 내던지고, 금리 인하 혜택을 볼 중소형주로 갈아타는 로테이션에 나섰다.
이번주 들어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발 악재가 쏟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대만에 부정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미국에 국방을 의존하는 대만이 마땅한 보상을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에 대한 미국의 대대적인 세금 지원도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네덜란드 반도체 리소그래픽 장비 업체 ASML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를 비롯해 대중 반도체 수출을 추가로 옥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대중 수출 비중 약 20%
대중 수출 규제는 지난 1년 총 매출의 약 20%를 중국에서 거둬들인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에 악재다.
최악의 경우 순익이 두자리수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매튜 브라이슨은 설령 바이든 행정부가 실제로 대중 수출을 추가로 제한한다고 해도 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중국 대신 베트남 등에 수출
브라이슨은 대중 반도체 수출 가운데 상당량은 중국이 최종 시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반도체 상당수는 먼저 중국 공장으로 수출된 뒤 그 곳에서 가공을 거쳐 다른 나라로 대부분 수출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브라이슨은 중국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에 수출하는 대신 이 물량을 베트남 같은 다른 생산 기지로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대신 베트남 같은 곳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이다.
공급 부족
브라이슨은 아울러 수출 규제가 이들 기업 실적에 큰 타격을 주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 수출 물량이 줄더라도 반도체는 이미 수년 간 공급 부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은 내년 이후 최소 3년 두 자리 수 연간 순익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최대 소비 시장인 데이터센터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이 시장 성공은 엔비디아 등의 고성능 그래픽반도체(GPU)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바이코프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 더그 바이코프도 "이런 흐름은 실제이며,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못 박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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