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각) 배런스는 주식시장 조사업체 루톨드 그룹의 최근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다우지수가 지난 24번의 대통령 선거 중 22번의 결과와 일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약 92%에 달하는 이 높은 일치율은 금융시장과 정치권 모두의 이목을 끌어모으고 있다.
첫 번째 예외는 19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재선이다. 당시 다우지수는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젠하워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는 수에즈 운하 위기와 같은 국제 정세의 불안정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경험 많은 지도자를 선호하게 만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예외 사례들은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국제 정세, 사회적 이슈, 후보자의 개인적 특성 등 다양한 요인들도 함께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현재 상황을 분석해보면, 다우지수는 지난 8월 13일 이후 5.5% 상승했다. 이는 루톨드 그룹의 11주 전망 기간의 시작점으로, 현재까지 추세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한 징조로 해석된다. 최근 강력한 고용 보고서에 힘입어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해리스 진영에 긍정적인 신호다.
여론조사 결과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해리스는 작지만 일관되게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조사에서는 경제 문제에 관해 일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경제 영역에서 해리스가 추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예측 모델과 현재의 추세를 맹신하는 것에 대해 경계를 당부한다.
첫째, 선거일까지 아직 한 달 가까이 시간이 남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10월 9일 다우지수는 399포인트(0.9%) 하락하며 변동성을 보였다.
둘째, 주식시장 성과와 일반 유권자의 체감 경제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할 수 있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58%만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주가 상승이 모든 유권자의 경제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높은 물가상승률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 부담 증가는 여전히 유권자들의 중요한 관심사다.
더욱이 현재 정치 환경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외교 문제,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 이민 정책, 그리고 후보자 개인의 이미지 등 주식시장 외적인 요소들이 유권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의 경우, 여러 법적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동시에 강력한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어 그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이번 대선은 1968년 선거와 유사한 점이 있어 주목된다. 당시에도 유권자들의 극심한 분열, 현직 대통령의 불출마, 그리고 부통령의 도전 등 복잡한 정치 지형이 존재했다. 흥미롭게도 이때가 다우지수가 선거 결과 예측에 실패한 두 번 중 하나였다는 점은 현재 상황에 대한 신중한 해석의 필요성을 상기한다.
현재 시점에서 해리스가 다소 우세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이나, 선거까지 남은 동안 여러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 경제 지표 변화, 예상치 못한 국제 정세 변화, 또는 후보자들의 돌발 행동 등이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요인들이다.
다우지수의 움직임은 분명 의미 있는 지표이지만 이를 절대적인 예측 도구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현재 추세는 해리스에 유리해 보이지만,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 기반과 변동성 높은 정치 환경을 고려할 때 선거 결과를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 투자자들과 정치 분석가들은 다우지수의 흐름을 주시하되,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 달여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다우지수의 움직임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선거 결과와 어떻게 연관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