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루피화는 외국 자본의 주식 및 채권 유출과 중앙은행의 덜 매파적인 태도로 인해 압박을 받아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84루피를 넘어섰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루피화는 최대 0.1% 하락하여 새로운 최저치인 84.0975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이달에 주식에서 57억 달러(약 7조7035억 원), 채권에서 1억2500만 달러를 매도했다.
84루피 수준은 트레이더들이 주목해온 중요한 지점이며, 이를 넘어서면 중앙은행이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은행 인도 지사의 부사장인 쿠날 소다니는 “오늘 83.98과 83.99 수준에서 개입이 있었지만, 특히 주식에서의 유출이 매우 강했다. 이제 84루피를 넘어선 상황에서 인도준비은행의 개입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루피화는 올해 들어 새로운 최저치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앙은행이 환율 안정성에 집중하면서도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인도준비은행(RBI)은 9일 통화정책 입장을 매파적인 ‘유동성 조정 철회’에서 ‘중립’으로 변경했으며, 이로 인해 금리 인하 경로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MUFG 은행의 수석 외환 분석가인 마이클 완은 “RBI의 관점에서 볼 때, 환율 변동이 급격하지 않다면 다른 통화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9일 발표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의 외환 보유고는 10월 4일 기준 7012억 달러로, 루피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RBI의 강력한 재정 여력을 보여주고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