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에서 이날 오후 현재 150만 명이 여전히 정전 상태에 있고, 최소한 17명이 사망했다. 밀턴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향후 며칠 내에 일부 강이 범람해 홍수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으로 인한 재산 피해가 2000억 달러(약 270조30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NYT는 “보험 회사가 손실 보전 명세를 곧 확정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수백만 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보험정보연구원(III)은 밀턴이 플로리다주에서 올해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인한 최대 재산 피해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지난 2022년 당시의 허리케인 이안과 지난 2005년 카트리나 수준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안의 재산 피해는 600억 달러로 추산됐고, 역대 최대 재산 피해 기록을 세운 카트리나는 1000억 달러에 달했다.
밀턴이 상륙하기 직전까지 보험 업계는 밀턴이 카트리나와 비슷한 수준인 1000억 달러 손실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이 보다는 피해 규모가 줄었다.
플로리다주 보험 당국은 현재까지 밀턴에 따른 보험 청구 건수가 4만4000건에 달했고, 피해 신고 금액은 5억8600만 달러 가량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보험 시장은 대규모 자연재해와 그에 따른 소송 등으로 몇 년 전에 거의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 일부 보험 회사들이 파산했고, 남은 회사들은 보험 손실 지급 액수를 줄이면서 보험료를 두 자릿수 이상으로 대폭 올렸다. 현재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주택 보험료가 가장 비싼 주이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보험 시장의 완전 붕괴를 막으려고 주민 세금으로 보험 회사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고, 보험 관련 소송을 제한하는 특별한 조처를 했다. 플로리다주에 주소지가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당국의 보험 회사 지원을 기업에 대한 정부의 ‘구제 금융’(bailout)이라고 비판했다.
플로리다주 보험 회사들은 주 정부와 의회의 지원으로 간신히 시장 붕괴를 피했다. 그렇지만, 이번에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으로 인해 다시 위기를 맞았다.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날 “헐린과 밀턴의 영향으로 당장 플로리다 지역 보험료가 오를 것이나 그 여파로 미국 전역에 걸쳐 주택 보험료가 올라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 증가로 보험 산업이 중대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강조했다. 올스테이트, 스테이트팜 등 미국 대형 보험 회사들이 허리케인 등으로 특정 지역에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면 재해와 무관한 다른 주에서 보험료를 올려 손실분을 보전하려 한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