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레바논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그대로 두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자 사이드 하산 나스랄라를 암살하고, 지난 1일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 작전을 진행해 헤즈볼라 지도부 대부분을 제거하면서 이런 외교적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 상태다.
미국의 이 같은 접근방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용적이지만 위험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통의 적인 헤즈볼라의 패배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것을 장려하는 것은 통제 불능의 갈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 국무부 전직 고위 관리인 존 알터만은 “미국이 헤즈볼라를 약화시키고 싶어하지만 레바논에서 ‘진공 상태’를 만들거나 지역 전쟁을 촉발할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스라엘의 접근방식을 바꿀 수 없다면, 차라리 그 방식을 건설적인 방식으로 유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지난 해 10월 재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장세력 간의 갈등 상황은 그동안 간접적인 형태로 휴전 협상이 여러 차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나스랄라가 살해된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의 휴전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는 지상 침공을 강행했고, 며칠 만에 미국은 휴전 요구를 철회하고 동맹국의 작전을 지지했다.
유럽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레바논에서 작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이 작전이 미국에게 최소 두 가지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첫째,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 민병대인 헤즈볼라를 약화시키면 테헤란의 지역 내 영향력을 억제하고 이스라엘과 미군에 대한 위협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미국 정부는 또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이 헤즈볼라가 무기를 내려놓게 하고, 수십 년 동안 레바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강력한 민병대 활동을 축출할 새로운 정부의 선거를 위한 길을 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이번 주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엔 평화유지 임무(UNIFIL)로 알려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01호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결의안은 레바논 군대가 이스라엘과의 남부 국경 지역을 무기나 무장 인원이 없는 상태로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화가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분석가들은 이 갈등이 특히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을 기다리는 지역에서 더 넓은 전쟁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고 경고한다.
가자 보건 당국에 따르면, 1년간의 이스라엘 군사 작전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은 황무지로 변했고 거의 4만2000명이 사망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가 가자 지구 공세와는 전혀 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