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맨’ 트럼프 당선자는 11월 30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브릭스 9개 나라들이 미국 달러화를 대신할 새로운 통화를 도입하거나 다른 통화로 달러를 대신하려 한다면 미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앞서 그는 25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규모 관세 부과를 협박하기도 했다.
약속 안 하면 100% 관세
트럼프는 “이들 나라가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어 내지도, 웅장한 미국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를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그들은 100%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또 경이로운 미국 경제에 물건을 파는 것에 대해서도 작별을 고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브릭스 나라들이 미국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우리(미국)가 가만히 서서 지켜보기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종말을 고했다”고 강조했다.
브릭스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 체제로 출범했지만 곧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해 5개국으로불어났고, 지금은 여기에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가 가세해 9개국이 됐다.
현재 튀르키에, 아제르바이잔, 말레이시아가 가입 신청을 했고,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다른 나라들도 브릭스 편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모든 고민 관세로 해결
트럼프는 대선 기간 자신이 1기 집권 시절 추진한 관세정책을 강화해 미국에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모델을 제시했다.
취임하면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물리고, 중국 제품에는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에 공장들이 세워지고 일자리도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에게 관세는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이자 최대 시장인 미국이라는 이점을 살려 관세 위협으로 미국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의 고민거리들을 관세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지난달 25일에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물리고, 중국에는 관세율을 10%포인트 올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들을 통해 미국에 불법 이민과 펜타닐 같은 약품 불법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적절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취임 첫 날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협박은 성과도 내고 있다.
트럼프 협박에 보복을 예고했던 멕시코는 하루 만에 꼬리를 내려 불법 이민 단속 강화를 약속하고 나섰고,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30일 부랴부랴 트럼프를 찾아 대화를 시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트뤼도 총리를 만났다면서 캐나다로부터 마약류단속에 대한 협력을 약속 받았다고 밝혔다.
기축 통화 달러, 위험해질까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달러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58%를 차지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통화다.
또 석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달러로 표시돼 달러를 서로 주고받으며 거래가 이뤄진다.
그러나 달러의 이런 기축통화 자리는 위협을 받고 있다.
트럼프 자신도 위협 요인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공약이 시행되면 미 재정적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미 연방정부의 국채 발행이 대폭 확대될 것이란 전망으로 인해 트럼프 당선 뒤 미 국채 수익률은 폭등했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경우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맞지만 달러는 뛰었다. 여전히 달러가 안전한 투자 수단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취임 이후 재정적자가 실제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브릭스의 부상도 달러의 지위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브릭스는 지난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9.4%를 차지할 정도로 세가 커졌다.
브릭스가 달러 대신 다른 통화를 쓰거나 새로운 통화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탈달러화(De-Dollarization)를 추진하면 달러의 기축통화 자리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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