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 '마오게핑', 상장 첫날 87% 폭등
중국 소비 침체 속 '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중국 소비 침체 속 '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오게핑이 설립한 화장품 브랜드 '마오게핑'은 이날 홍콩증시에 상장돼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무려 87% 폭등했다. 중국 경제 둔화 우려 속에서도 마오게핑은 고급화 전략을 고수하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오게핑은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23억 홍콩달러(약 4,223억 300만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최초의 중국 화장품 브랜드인 마오게핑은 지난 3년간 홍콩에 상장된 기업 중 IPO 첫날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리는 프리미엄!"…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
중국 화장품 시장은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저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마오게핑은 샤넬, 디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오게핑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프레스드 파우더는 380위안(약 7만 4,800원)으로, 시세이도의 나스(Nars) 유사 제품과 가격이 비슷하다. 대부분의 중국 로컬 브랜드 파우더 가격이 200위안(약 3만 9000원) 미만인 것과 대조적이다.
마오게핑의 이러한 고급화 전략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3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로레알, 시세이도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는 와중에도 마오게핑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탄탄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체험 마케팅'으로 승부
마오게핑의 성공 요인으로는 탄탄한 온·오프라인 유통망 구축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꼽힌다. 마오게핑은 중국 전역 백화점에 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티몰, 더우인, 징둥닷컴, 샤오홍슈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했다.
저상증권(浙商证券)은 보고서에서 "마오게핑은 백화점 매장을 통해 고객들에게 현장 메이크업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문화적 연관성'과 '창립자의 스타 파워'…지속 성장 동력
마오게핑은 문화적 연관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파리 올림픽 중국 국가대표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가적 자부심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상하이 소셜 미디어 마케팅 기관 와이소셜(Wai Social)의 올리비아 플로트닉(Olivia Plotnick) 대표는 "마오게핑은 문화적 연관성과 창립자의 스타 파워를 기반으로 경쟁이 치열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페라 배우에서 '메이크업 거장'으로…마오게핑 성공 신화
마오게핑은 1983년 저장성 월극단에서 경력을 시작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오페라 배우로 활동하던 그는 분장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전향했다. 이후 중국 유명 여배우 류샤오칭(刘晓庆)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며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에는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성 황제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에서 40대 여배우가 10대부터 80대까지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도록 뛰어난 메이크업 기술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마오게핑은 2000년 항저우에 자신의 이름을 딴 메이크업 스쿨과 브랜드를 론칭했고, 2003년에는 상하이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이처럼 마오게핑은 뛰어난 실력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국 화장품 업계에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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