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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물가 예상밖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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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물가 예상밖 2.9%↑

미국 CPI 소비자물가 지수 추. 사진=미국 노동부 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CPI 소비자물가 지수 추. 사진=미국 노동부 홈페이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근거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 상승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CPI 물가 지수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 연준 FOMC 가 기준 금리인하를 단행하기가 용이하다. 그 반대로 CPI 물가지수가 높게 나오면 연준 FOMC의 금리인하는 그 만큼 더 늦어 질 수 있다. 뉴욕증시와 비트코인 등이 CPI 와 PPI, PCE 물가에 만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2.9%)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4%로 둔화했다가, 이후 12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물가지수의 최근 변화 흐름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0.3%로 오른 데 이어 12월 들어서는 0.4%로 뛰었다.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2.6% 오른 게 전체 물가지수 상승분의 40%에 기여했다고 미 노동부는 설명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상승률이 4.4%에 달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2024년 하반기 내내 3.2∼3.3%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근원지수는 대표지수에서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더 잘 반영하는 지표다.
블룸버그통신은 12월 CPI 예상치를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2.9% 상승했을 것으로 보았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3%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지난주 발표된 고용보고서가 시장의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일각에서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발표된 CPI는 향후 연준의 금리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 전날 발표된 생산자 물가 PPI는 시장의 예상을 하회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12월 P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의 예상치 0.4%를 하회한다. 전년 대비 상승률도 3.3%로, 다우존스의 예상(3.5%)을 밑돌았다.

월가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핵심 공약으로 내걸어 온 관세정책과 감세정책, 이민자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물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미국경제도 소비를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연준이 내년 이후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월가의 주요 금융사들은 금리인하 폭과 시기에 대한 전망을 줄이거나 늦추고 있으며, 올해 아예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어 심지어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미 뉴욕증시 채권시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반영해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릴 지에 대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가능성을 제로(0)로 보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논의가 활발하다고 보도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어려운지, 금리를 내리는 것이 어려운지를 놓고 어려운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의사당 앞으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의사당 앞으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로이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은 지난 10일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자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치를 낮췄다. BofA는 앞서 올해 2번 인하를 예측했으나 이제는 동결을 점치고 있다. 연준의 다음 조치는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금리인하 전망을 내놓은 씨티그룹은 여전히 올해 5차례 금리인하를 예측했지만 인하 시작 시기는 종전 1월에서 이번에 5월로 미뤘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3차례 인하 예측을 2차례 인하로 수정했다. BofA의 아디티아 바브 이코노미스트는 "매우 강력한 12월 일자리 지표 이후 금리인하 사이클은 끝났다고 본다"면서 "근원 개인소비지출 연간 지표가 3%를 넘어가서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승할 경우 금리에 대한 논의는 인상 쪽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 하락을 반영해 채권 매도세가 심화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3일 14개월 만에 신고가인 연 4.799%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채권 금리가 오름세다. 시장 관계자들은 다음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관세와 불법 체류자 제한 정책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나올 전망이어서 시장 금리 향방도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