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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승리로 무장한 트럼프의 '관세 전쟁', 2840조 원 재정 적자 해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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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승리로 무장한 트럼프의 '관세 전쟁', 2840조 원 재정 적자 해결 도전

"미국 경제 40년간 아팠다"...자유무역론자 배제하고 중국 고립 전략 본격화
관세에 있어 진심인 트럼프, 미국의 적자와 제조업을 관세로 만회하려고 한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관세에 있어 진심인 트럼프, 미국의 적자와 제조업을 관세로 만회하려고 한다. 사진=로이터
미국 백악관이 경제 이론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적 확신에 기반해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세계 무역질서의 재편을 시도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경제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9(현지시각)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정책은 단순한 경제 수단이 아닌 그의 정치적 정체성과 융합된 심리적 신념이다. 하지만, 이 매체는 경제를 경제가 아닌 다른 요소로 결정할 경우 결국은 파국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보좌관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며, 한계를 넘어설 것이고, 트럼프식 접근이 모두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속도대로 일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을 받아들인다고 확신할 때까지 주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가 약 2조 달러(2840조 원), 무역적자가 1조 달러(1424조 원)를 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관세를 택했다. 이는 그가 1987년 뉴햄프셔를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일관되게 주장해온 '미국 우선주의' 노선의 연장선이다. 당시 트럼프는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나라들이 2000억 달러의 적자를 갚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현재 그 적자 규모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 관세 지지파로 꾸린 경제팀, 파월 연준 의장과 정면충돌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와 달리, 현 백악관 경제팀은 관세 지지파로 포진해 있다.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필두로 밴스 부통령,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보좌관, 스티븐 미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 주요 경제 참모들이 모두 관세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

백악관의 한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견해를 듣기 위해 많은 참모진을 두고 있다""수많은 의견으로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하고, 특히 가장 마지막에 만난 사람의 의견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보좌관은 "트럼프 주변에는 조언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과거 닉슨 대통령은 부유한 사람들이 단순히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지 않았다"고 비교했다.

대규모 관세 부과로 세계 금융질서가 흔들리고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트럼프의 관세가 물가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을 시사했고, 파월 의장은 "연준 고위 관료의 해임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미시간대학의 경제학자 저스틴 울퍼스는 "트럼프 진영은 어떤 경제학자도 지지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제팀은 대통령에게 필요한 냉정한 조언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상호주의적' 관세를 발표하면서 90일 유예기간을 설정했다. 이 기간 동안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다른 국가들과 무역협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베선트 재무장관은 최근 백악관에서 일본 통상장관과 약 한 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직 트럼프와 대화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을 미국보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소개하며 여러 나라를 순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존중" 표시와 협상 담당자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한 보좌관은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앞두고 있다""나약한 자세를 보일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측은 "미국 경제가 40년간 심각한 병에 시달렸는데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다""트럼프가 환자에게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하는 상황"이라고 현 정책을 설명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