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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AI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게이트키퍼'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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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AI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게이트키퍼' 역할

12층 HBM3E 칩 올해 생산량 이미 다 팔려...세계 AI 칩 시장 확대에 핵심으로 부상
대역폭 메모리 세계 3대 만드는 곳으로 가격 주도권 확보
2019년 10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품 출시 행사에서 데이터센터 고객을 위한 마이크론 테크놀리지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발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10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품 출시 행사에서 데이터센터 고객을 위한 마이크론 테크놀리지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발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AI 기반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며 산업 발전을 좌우하는 '게이트키퍼' 구실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5(현지시각) 시킹알파에 실린 위블러 금융의 보고서는 마이크론이 세계 3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만드는 곳 중 하나로, 올해 생산량 대부분이 이미 팔렸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첨단 12HBM3E 칩으로 기존 제품보다 50% 많은 용량과 20% 적은 전력을 쓰며, 엔비디아 같은 주요 AI 기업들의 핵심 공급처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는 지금 약 850억 달러(1183000억 원) 규모 기술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HBM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중심의 LPDRAM 기술을 전문으로 한다.

위블러 금융의 보고서는 "HBM은 일반 DDR보다 비트마다 약 3배의 웨이퍼 면적이 필요해 용량을 늘리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이 때문에 마이크론을 포함한 기술 분야의 몇몇 기업만 이 틈새 시장을 전문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 공급 우위 바탕 가격 주도권과 수익 예측성 확보


HBM 시장의 수급 불균형 속에서 마이크론은 뚜렷한 공급 우위로 가격 주도권과 수익 예측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공급망의 "빠듯한 조건"을 이유로 고객들에게 가격 올림을 알리면서, 여러 해 공급 계약을 맺어 수익 예측성을 확보하고 고객 이탈을 막는 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은 대량 공급처 선택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설계 이점을 누리며, 이를 통해 미래 제품 세대를 위한 기본 선택으로 자리잡아 갱신율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CHIPS 법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을 늘리기 위해 60억 달러(83500억 원) 이상을 확보했으며, 뉴욕에 1000억 달러(139조 원), 아이다호에 250억 달러(348000억 원), 싱가포르에 70억 달러(97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시킹알파의 보고서는 마이크론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HBM 시장이 202340억 달러(5조5000억 원)에서 올해 250억 달러(348000억 원)로 성장하고, 2030년 말까지 1000억 달러(139조 원)로 크게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위블러 금융은 마이크론이 마주한 주요 위험으로 메모리 제품에 많이 노출돼 생기는 높은 주기성을 짚었다. 보고서는 "소비자 수요가 줄 때마다 너무 많은 공급은 가격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는 마진과 수익성을 줄이고 OEM의 재고 줄이기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위블러 금융은 마이크론의 뛰어난 실적과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매겨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마이크론의 기업가치 대비 이익 비율(EV/EBITDA)5.4에 그쳤는데, 이는 IT 업계 평균(13.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마이크론의 주가수익비율(PER)11.6배로, 기술 업계 평균(20배 이상)보다 훨씬 낮아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