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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불매 움직임 비켜간 노르웨이…“머스크는 싫어도 차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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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불매 움직임 비켜간 노르웨이…“머스크는 싫어도 차는 산다”

지난 2019년 3월 17일(현지시각) 노르웨이 굴스비크의 테슬라 충전소에 전기차들이 주차돼 충전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9년 3월 17일(현지시각) 노르웨이 굴스비크의 테슬라 충전소에 전기차들이 주차돼 충전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극우 정치 행보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유럽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에서만큼은 예외적인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노르웨이, 테슬라 판매 24% 증가…유럽 역주행


1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테슬라 차량의 유럽 내 판매는 독일,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주요 시장에서 절반 가까이 급감했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인구 550만명 규모의 노르웨이는 테슬라의 유럽 내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노르웨이 도로연맹(OFV)에 따르면 지난 5월 테슬라는 무이자 할부 및 무료 급속충전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벌였고 그 결과 신규 등록이 213%나 급증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인접국 스웨덴과 덴마크에서는 테슬라 모델이 월간 베스트셀링 상위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 머스크 정치색 불편하지만 기술력은 여전히 매력


일부 노르웨이 소비자들은 머스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자금을 댄 사실과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대한 지지를 공개한 데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차량 성능과 충전 인프라를 이유로 테슬라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론헤임에 거주하는 테슬라 차주 에스펜 리숌은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와 기술력은 대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모델Y를 구매했으며 이번이 세 번째 테슬라 차량이다.

◇ “노르웨이, 테슬라 성장 이끈 동반자”


테슬라는 지난 2013년 플래그십 모델인 ‘모델S’를 북미 외 지역 최초로 노르웨이에 출시했고 유럽 최초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도 이곳에 설치했다. 머스크는 노르웨이를 극찬하기도 했다.

노르웨이 전기차협회 크리스티나 부 사무총장은 “테슬라가 노르웨이를 만들었다기보다 노르웨이가 테슬라를 만든 것”이라며 “노르웨이 사람 대부분이 테슬라 오너를 알고 있을 정도로 이 브랜드는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 “테슬라 구하려면 테슬라 보이콧해야”


머스크에 대한 비판 여론은 일부 테슬라 오너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모델S를 소유해온 오드 바켄은 “머스크는 한때 내가 존경하던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테슬라를 구하려면 그를 몰아낼 필요가 있고, 그러려면 소비자들이 지갑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고차는 회사에 이익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기관 노르스타가 올해 2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테슬라 차주 중 40%는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브랜드 이미지에 해를 끼친다고 응답했지만 과반수는 향후에도 테슬라를 다시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