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 간 R&D 지출 격차 84조5000억원 불과

6일(현지시각) 미국의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R&D 지출은 2000년 410억 달러(약 56조9000억 원)에서 2023년 7230억 달러(약 1003조5000억 원)로 약 1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3590억 달러(약 498조3000억 원)에서 7840억 달러(약 1088조2000억 원)로 늘어났으며, 중국의 증가 속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2023년 기준으로 미국은 전 세계 R&D 지출의 약 28.5%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지만 중국은 26.3%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두 나라의 R&D 지출 격차는 610억 달러(약 84조5000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2000년 당시 미국이 전체의 36%를 차지하고, 중국이 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중국의 R&D 투자 확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테크, 재생에너지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 국가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2015년 발표된 '중국제조 2025' 정책은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 정책은 10대 핵심 산업에서의 기술 자립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R&D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에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R&D 지출은 3조6100억 위안(약 694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으며 이는 GDP의 2.68%에 해당한다. 이는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수치로 평가된다.
이러한 중국의 R&D 투자 확대는 글로벌 혁신 경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R&D 지출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으며 일본(1830억 달러), 독일(1310억 달러), 한국(1210억 달러)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R&D 투자 확대가 단순한 양적 증가를 넘어 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기술 발전이 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과 결합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적 통제와 혁신 확산의 한계가 지속적인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