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보험료 내년 월 206달러대…800달러 수당 저소득층 “남는 돈 0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도 큰 문제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도 큰 문제

CPI-W(도시 근로자 지수)의 상승률도 최근 12개월 2.6%에 달했다. 이에 따라 독립 사회보장·메디케어 정책 분석가 메리 존슨은 같은 날 보고서에서 “2026년 사회보장연금 생계비 조정(COLA)이 2.7%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회보장국(SSA)은 3분기 물가를 반영해 오는 10월 최종 인상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관건은 메디케어 보험료다. 지난달 공개된 메디케어 신탁위원회 연례 보고서는 표준 Part B 월 보험료가 현행 185달러(약 25만6300원)에서 내년 206.20달러(약 28만5700원)으로 21.20달러(11.5%, 약 2만9000원) 뛸 것으로 예측했다. MOAA(미 장교협회) 정리 자료는 206.50 달러를 제시했지만, 인상률 차이는 0.1달러 수준이다. 이는 지난 21년 평균 5% 인상률의 두 배가 넘는다. 존슨 분석가는 “월 연금이 800달러 (약 110만8700원)이하인 약 1700만 명은 COLA 전체가 보험료로 빠져나가 실질 인상분이 0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미국연금협회 리사 마르틴 연구위원은 “Part B 뿐 아니라 약값을 담당하는 Part D 비용도 함께 올라 은퇴자 지출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득이 낮은 수급자는 ‘메디케어 저소득 보조 프로그램’(QMB·SLMB)을 통해 보험료 면제를 신청할 수 있지만, 최근 통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으로 지원 절차가 일시 중단되면서 혼란이 우려된다.
미국 은퇴자 단체들은 “생활비 상승분만큼은 보전할 수 있도록 COLA 산식에 의료 인플레이션 가중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SSA 관계자는 “현행 CPI-W가 법정 기준”이라며 제도 변경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재정 전문가들은 “연금 생활자는 자산 일부를 주식·물가연동채권 등에 배분해 물가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면서 “향후 의료비 비중을 고려한 장기 재무계획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의 사례는 한국의 노인층에 주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한국은 지난 2024년 12월 23일 초고령사회 진입(65세 이상 인구 20% 돌파)했으며, 노인 진료비 2023년에 48조9000억 원(전체 진료비의 44%)에 달한다.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 534만 원으로, 고령화로 인한 추가 건강보험 부담액은 2030년 35만 원, 2050년 95만 원이다. 게다가 60대 이상 고령층의 실효 물가상승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2%p 정도 높다. 고령층은 식료품, 의료비 등 필수 품목 소비 비중이 높아 인플레이션에 더 취약하다. 예를 들어, 가계 부담 의료비 연간 240만 원이지만, 65세 이상 가구는 261만 원이다. 고액진료비 환자 10명 중 7명이 60세 이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국 은퇴자들의 메디케어 보험료 급등으로 인한 연금 인상 효과 상쇄 현상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도 의료비 인플레이션과 연금 실질 구매력 감소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