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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러시아, 태평양 함대에 A-222M 베레그 해안포 실전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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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러시아, 태평양 함대에 A-222M 베레그 해안포 실전 배치

아시아 태평양 긴장 속 해상방어력 현대화
미사일급 정밀 타격 능력 확보… 비대칭 전력 강화
오리지널 A-222 베레그(130mm) 해안포 시스템과 새로 현대화된 A-222M 변형의 시각적 비교. A-222M은 152mm 함포, 50km로 확장된 사거리, 정밀 유도 크라스노폴 탄약 통합을 특징으로 한다. 사진 출처=러시아 언론이미지 확대보기
오리지널 A-222 베레그(130mm) 해안포 시스템과 새로 현대화된 A-222M 변형의 시각적 비교. A-222M은 152mm 함포, 50km로 확장된 사거리, 정밀 유도 크라스노폴 탄약 통합을 특징으로 한다. 사진 출처=러시아 언론
러시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긴장 고조 속에서 태평양 함대에 신형 A-222M '베레그' 해안포 시스템을 배치했다고 국방 전문 매체 아미 레코그니션이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언론의 공식 확인에 따르면 이 조치는 러시아의 극동 해상 방어력 현대화와 전략적 해안 통로와 분쟁 해역 주둔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A-222M 베레그는 1980년대 개발된 소련 시대 130mm 자주 해안포 A-222 베레그의 개량형이다. 이 시스템은 빠르게 접근하는 해상 위협에 대응하는 신속 반응 포병 시스템으로 구상됐으며, 특히 좁은 해협과 중요 해안 관문에서 러시아의 광대한 해안선을 보호하고자 이동 및 고속 발사 지원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기존 A-222 베레그는 MAZ-543 8륜 구동 섀시를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130mm 자동 함포와 컴퓨터화된 사격 통제 시스템을 장착했다. 최대 22km 떨어진 표적과 교전할 수 있으며, 레이더와 전자광학 시스템으로 해상 위협을 자율적으로 탐지·추적·교전하는 능력을 보유했다. 포대 구성은 일반적으로 지휘 차량 1대, 포 차량 6대, 지원 부대로 이뤄져 수상함과 상륙정에 대비한 통합 이동식 방어망을 구축했다.
새로 공개된 A-222M 베레그는 기존 시스템의 이동성과 해안 화력이라는 핵심 철학은 유지하면서도 대대적인 개량을 거쳤다. 130mm 포를 현대화된 MAZ-543M 섀시에 장착된 152mm 함포로 교체하여 최대 유효 사거리가 50km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크라스노폴 유도 포탄 통합은 시스템의 정밀도와 치명성을 극대화했다. 레이저 지시기나 UAV(무인항공기) 유도를 받는 크라스노폴 탄약은 정지 및 이동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비록 주로 지상 표적에 사용되지만, 해안 방어에 적용되면서 포병과 정밀 유도 미사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새로운 작전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신형 A-222M '베레그' 주요 특징 및 성능 비교이미지 확대보기
신형 A-222M '베레그' 주요 특징 및 성능 비교

◇ 신형 베레그의 전투 능력


A-222M 시스템에 크라스노폴 유도 포탄이 도입되며 전술적 다용도성이 크게 향상됐다. 고정된 탄도 궤적을 따르는 표준 비유도탄과 달리, 크라스노폴은 관성 항법 시스템과 세미 액티브 레이저 시커를 갖춘 정밀 유도 탄약(PGM)이다. 이를 통해 비행 중 경로를 수정하여 레이저 조준된 표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 결과 높은 초탄 명중률을 제공하여 탄약 소모와 병참 부담을 줄이며, 이는 특히 러시아 태평양 연안 같은 원격 배치에 중요하다. 민간 인프라 인근에서도 오폭 위험이 최소화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크라스노폴은 최대 100노트 속도로 이동하는 순찰정 같은 빠르게 움직이거나 소형인 해상 표적과의 교전을 가능하게 한다. 정밀 타격 능력은 부수적 피해를 극적으로 최소화하며, 이는 하이브리드 분쟁이나 민간 기반 시설 근처 작전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특징이다. 따라서 A-222M은 러시아 동부 해상 경계의 상당 부분을 이루는 좁은 해협, 군도, 그리고 연안 지역 작전에 특히 적합하다.

A-222M은 최소 5분 안에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는 신속한 배치 시간과 고속 발사 속도를 자랑한다. 이는 기습 상륙 작전이나 해상 침입에 맞서는 이상적인 대응 수단이 된다. 시스템에 통합된 지휘 통제 차량은 첨단 레이더와 전자광학 시스템을 사용하여 표적을 추적하고 지정하며, 사격 부대 간 효율적인 조정을 보장하고 상황 인식을 향상시킨다. 여러 포대의 유기적 협동이 가능해졌다.

◇ 전략적 배치 배경과 의미


태평양 함대에 이번 최신 인도는 상당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령부를 둔 러시아 태평양 함대는 러시아 동부 해상 국경 방어 임무를 맡고 있다. 필수 해상 교통로 확보, 어업 및 해상 에너지 기반 시설 같은 경제적 이익 보호, 그리고 태평양에 배치된 미국과 동맹군 주둔 지역 근처에서의 군사 준비 태세 보장이 주된 책임이다. 북극해 항로 통제권을 둘러싼 긴장 고조와 일본, 한국, 대만 인근 군사 활동 증가 속에서 해안 포병 자산 현대화는 러시아 전반의 군사 태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미·일·한 등 역내 군사활동을 견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태평양 함대는 전통적인 방어 임무 외에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전력 투사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며, 중국과 다른 전략적 파트너들과 합동 훈련에 자주 참여한다. A-222M 같은 시스템 통합은 러시아 동부 해안 및 분쟁 해역을 따라 연합 작전을 지원하는 함대의 능력을 더욱 강화한다. 합동 작전 및 분쟁 해역에서의 신속 대응과 화력 지원 등 다양한 군사 작전에서 핵심 전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A-222M 베레그의 실전 배치는 비대칭 해상 전력 강화, 신속·정밀 해안 방어, 그리고 역내 군사적 영향력 확대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안 지역의 분쟁이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A-222M 같은 이동 가능하고 고정밀 포병 시스템은 재래식 해상 위협과 하이브리드 전술 모두에 맞서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한 방어선을 제공한다. 특히, 정밀유도포탄과 대구경 포탑의 결합은 기존 해안포와 달리 미사일급 정밀 타격 능력을 제공하며, 동북아 해양 안보 환경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