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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족 가상화폐 업체 "뉴욕증시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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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족 가상화폐 업체 "뉴욕증시 상장"

아메리칸 비트코인 "암호화폐 부패 종식법"
백악관/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백악관/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이 공동 설립한 가상화폐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이 나스닥 우회 상장에 나선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과 합병할 예정이다. 에릭 트럼프는 이 회사의 창립자 중 한 명이고 경영진으로 등재돼 있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지난 3월 말에 설립됐고, 당시 에릭 트럼프와 그의 형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헛 8(Hut 8)’이라는 비트코인 채굴 회사와 손잡고 관련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채굴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이터 센터를 운영해 비트코인 거래를 처리하는 가상화폐 산업의 핵심 분야 중 하나다.
이 사업은 트럼프 일가가 점점 더 광범위하게 추진 중인 가상화폐 관련 사업 중 하나로, 이는 미국의 윤리 및 규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가상화폐 회사를 설립하고 자체 디지털 코인을 출시했다. 또 트럼프 일가는 다른 사업 파트너들과 함께 ‘$TRUMP’라는 디지털 화폐를 마케팅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 통화보다 장난스럽고 투기적 성격이 강한 일종의 밈코인으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화폐 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암호화폐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중단했고, 업계가 지지하는 법안에도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그의 개인적인 암호화폐 사업이 법안 통과를 가로막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원의원들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칙을 설정하려는 법안인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GENIUS Act)을 거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암호화폐 사업이 전례 없는 이해충돌을 초래했다는 우려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 법안에 대한 민주당의 핵심 이탈은 지난 주말 발생했다. 9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법안 지지 의사를 철회하며, 자금세탁 방지, 외국 발행자,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리사 블런트 로체스터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이해충돌을 직접 지적했으며,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영향력 관계를 얻기 위해 그가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현재 상황은 심각한 부패 구조"라며 "이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정부에 대한 공공 신뢰를 훼손한다"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상원의원 20명은 '2025년 암호화폐 부패 종식법'(End Crypto Corruption Act of 2025)을 발의하고, 공직자와 그 가족의 암호화폐 관련 사업 관여를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법안은 공직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부양 자녀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임기 중 및 퇴임 후 1년간 암호화폐 또는 디지털 자산의 발행 및 홍보 등을 금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전 밈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를 직접 발행했으며, 최근 이 코인의 대규모 보유자들을 백악관 만찬에 초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에 불을 지폈다.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은 이에 대해 "대가성 거래"라고 비판했으며, 암호화폐 부패 종식법을 발의한 엘리사 슬롯킨 미시간주 상원의원 역시 "대통령이 자기 코인을 팔아 사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걸 막는 게 매우 시급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또한 트럼프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이 아부다비 기반 투자사 MGX와 협력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20억달러를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논란이 되며, 미국 내 새로운 암호화폐 법안 통과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의 일부 투자자와 기업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이익 추구가 오랜 규제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핀테크 투자자 라이언 길버트는 "개인 사업이 정책을 가로막고 있다"라며 "대통령이 정책 추진에서 물러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암호화폐 산업 명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암호화폐 규제법안이 좌초되면서 미국의 암호화폐 산업이 다시 제자리걸음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한편,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대통령은 모든 이해충돌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그의 사업적 성공이 재선 이유 중 하나"라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밈 코인 ‘$TRUMP’를 사들인 상위 220명의 보유액이 1만4800만달러(약 2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인수한 가상자산 기업은 나스닥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등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관련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밈코인 공식 사이트 이미지. (사진=겟트럼프밈스닷컴)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 D.C 외곽의 골프클럽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저녁 식사할 기회를 얻은 상위 220명의 밈 코인 보유액은 총 1억4758만6796달러(약 2091억8952만4650원)로 집계됐다.

이 중 ‘SUN’이라는 이름을 가진 코인 지갑이 1850만달러(약 261억 2385만원)에 달하는 밈 코인을 보유해 가장 많은 양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갑은 세이셸 제도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 거래소 HTX가 소유하고 있다. HTX의 글로벌 자문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중국 태생의 암호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이 이 지갑 소유자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사를 ‘세계에서 가장 독점적인 초대’라고 홍보했다. 밈 코인 상위 보유자 25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독점적인 개인 VIP 리셉션’과 ‘특별 VIP 투어’도 즐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 밈코인을 발행했다. 발행 직후에는 75달러(약 11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7.5달러(1만원)까지 급락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이벤트 발표 후 가파르게 상승해 현재 약 14달러(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트럼프 밈코인의 시가총액은 27억4000만달러(약 3조8800억원)다. 트럼프 그룹 계열사인 CIC 디지털 LLC와 자회사가 보유하고 공급량의 80%를 보유하고 있다.

돈을 받고 대통령과의 만남을 판매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 충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로이터에 “트럼프 밈 코인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부패한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외국 재벌들이 자신에게 수백만 달러를 비밀리에 보내도록 ‘벤모’를 게시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과 의원들이 가상자산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도 가상자산 사업에 한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지난 3월 설립한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이날 나스닥 상장업체인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에릭 트럼프가 최고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는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그를 ‘비교할 수 없는 네트워크 영향력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증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바이든 정부의 관련 규제를 해제하는 상황에서 이해 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업은 점점 더 광범위해지고 있는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의 일부로, 정부 윤리 전문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