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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보링컴퍼니, 美 암트랙 터널 사업 참여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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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보링컴퍼니, 美 암트랙 터널 사업 참여 논의 중

보링컴퍼니의 지하 터널 굴착기. 사진=보링컴퍼니이미지 확대보기
보링컴퍼니의 지하 터널 굴착기. 사진=보링컴퍼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굴착 전문업체 보링컴퍼니가 미국 연방정부와 함께 수조원 규모의 암트랙 터널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 연방철도청(FRA)이 머스크가 경영하는 보링컴퍼니와 협력해 암트랙의 프레더릭 더글러스 터널 사업의 비용과 공정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암트랙은 미국의 국가 철도 여객 서비스 기업으로 46개 주와 워싱턴DC, 그리고 캐나다의 3개주를 포함해 500개 이상의 목적지를 연결하는 광대한 철도망을 보유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 터널은 미국 동부의 핵심 철도망인 볼티모어~워싱턴~버지니아를 잇는 구간에 조성되는 1.4마일(약 2.3km) 길이의 신설 터널로 152년 된 기존의 볼티모어·포토맥 터널을 대체하는 암트랙 최대 규모 인프라 사업이다.
암트랙은 애초 이 사업의 예상 비용을 60억 달러(약 8조2000억원로 잡았지만 최근엔 85억달러(약 11조7000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교통부는 지난달 보링컴퍼니를 포함한 복수 기업과 접촉해 새 공사 계약을 위한 기술 자문을 받았고 보링 측은 “더 낮은 비용으로 터널을 효율적으로 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선 시즈모어 교통부 대변인은 NYT와 인터뷰에서 “프레더릭 더글러스 터널 사업은 공사비가 급증하고 일정도 지연돼 있다”며 “공정 정상화를 위해 인프라 설계 역량을 가진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며 보링컴퍼니도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보링컴퍼니는 지난 2017년 머스크가 트위터(현 X)를 통해 “뉴욕~필라델피아~볼티모어~워싱턴 간 지하 초고속열차(하이퍼루프) 계획에 대해 구두 승인받았다”고 주장하며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추진된 대부분의 미국 내 프로젝트는 지연되거나 무산됐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19년 교통부에 볼티모어~워싱턴 간 35마일(약 56km) 지하 차량 전용 루프 계획을 제출했으나 이 계획은 2021년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이번 논의는 머스크가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각종 규제기관의 예산과 인력을 감축한 것과도 연결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직접 이해관계가 얽힌 연방정부 사업에 개입하고 있는 데 대해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악관 잔디에서 테슬라 차량을 홍보한 데 이어 연방기관들이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보급을 장려하는 등 머스크 기업과 정부 간 유착이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