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위티 CEO 전격 사임....헴슬리 전 CEO 복귀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회사는 위티 CEO가 ‘개인적인 사유’로 즉시 사임한다고 밝혔다. 사임한 위티 CEO는 향후 일정 기간 후임자의 자문역을 맡게 된다.
회사는 이어 신임 CEO로 2006~2017년에 CEO를 역임한 스티븐 헴슬리를 복귀시켰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지난해 12월 핵심 보험 자회사 CEO가 뉴욕에서 피살되는 등 최근 각종 이슈에 시달려왔다.
회사는 또한 지난달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날 예상치 못한 의료비와 메디케어 전략의 문제점을 이유로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이는 보수적인 전망으로 정평이 난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에는 이례적인 행보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수익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던 메디케어 사업 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헴슬리 신임 CEO가 회사를 다시 안정 궤도에 올려놓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진단했다.
CEO 사임과 가이던스 철회 소식에 회사 주가는 이날 17.79% 폭락했다. 주가는 이미 올해 들어 12일까지 25% 하락하며 시가총액 1220억 달러(약 173조 원)가 증발한 상태였다.
유나이티드헬스의 충격적인 가이던스 철회가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며 이날 CVS 헬스 주가도 6.6% 급락했다. 엘러번스 헬스와 휴매너 주가도 각각 9.9%와 9.53% 급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지난 2년 동안 예상치 못한 의료비 급증으로 잇따라 휘청거렸다. 회사는 경쟁사들보다 훨씬 큰 규모와 시장 지배력을 갖췄지만, 환자 치료비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역량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돼 왔다.
엘러번스 헬스와 휴매너 등 주요 경쟁사들은 올해 들어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보고하지 않았다.
2021년부터 유나이티드헬스의 CEO로 재직해 온 위티는 앞서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CEO를 약 10년간 맡았던 글로벌 보건 분야의 베테랑이다.
위티는 정부의 조사, 사상 초유의 사이버 공격, 예상을 웃도는 의료비, 보험 자회사 CEO 살해 사건 등으로 얼룩진 혼란의 시기에 회사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의료 시스템에 대해 “결함이 있다”며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자사 보험 사업에 대해서는 옹호하는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회사는 이날 올해 가이던스를 일부 철회한 배경으로 자사 프라이빗 메디케어 가입자의 예상보다 높은 의료비 지출을 꼽았다.
월가에서는 회사가 이날 헴슬리 전임 CEO를 복귀시킨 결정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 그의 재임 기간에 유나이티드헬스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고, 이 전략은 일부 경쟁 보험사들이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파이퍼샌들러의 제시카 타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헴슬리가 회사를 회복 궤도에 올릴 적임자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헴슬리는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CEO를 겸임하게 된다. 그는 성명을 통해 “회사를 연간 13~16%의 장기 성장 목표 궤도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