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 LA 지역서 하루 10만 달러 이상 현금 입금 확인돼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 당국은 중국인 유지아용(劉嘉勇)이 체이스은행 창구에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 이상의 현금을 맡기는 장면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유는 이후 로스앤젤레스(LA) 클레어몬트 지역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지점으로 이동해 추가 입금했다.
연방 당국은 유가 멕시코 시날로아 마약 카르텔에서 할인된 가격에 달러를 사들여 미국 내 중국인들에게 웃돈을 받고 파는 불법 환전 조직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4년 동안 약 5000만 달러(약 700억 원)의 마약 거래 수익금을 처리했으며, 일부는 LA 카운티 시티뱅크를 포함한 주요 은행 ATM과 창구에 맡겼다.
현직·전직 법 집행 관계자들과 법정 기록을 보면, 이와 비슷한 돈세탁 활동이 미국 전역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는 국경을 넘나드는 카르텔이 펜타닐,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등 미국인 수백만 명이 쓰는 불법 약물을 밀수하는 유일한 이유인 엄청난 수익을 숨기는 방법이다.
이런 불법 돈세탁이 이뤄지는 가운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4일 발표한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약 8만 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졌다. 이는 2023년보다 줄어든 수치다.
◇ 조직적 불법자금 세탁 체계...한 번에 30만 달러 운반, 80분 만에 24회 ATM 입금
중국인 돈세탁 조직은 위조 여권을 써서 신원을 숨기거나 현지 사업주와 학생들을 모집해 여러 은행에 수십 개의 계좌를 열었다. 이들은 달러당 1~2%를 마약 밀매자들에게 받으며, 경쟁자들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검찰은 지난해 서류상 회사를 이용해 2022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은행에 최소 9200만 달러(약 1288억 원)의 현금을 맡긴 중국인 조직에 돈세탁 혐의를 제기했다.
미 검찰에 따르면, 5개월 동안 이 조직의 현금 운반책들은 20개 주 은행 지점에서 100회 이상 입금했다. 이 사례들에서 언급된 은행들은 어떤 불법 행위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스콧 게레로 경사는 마약 거래 수익금이 중국인 돈세탁 조직에 얼마나 많이 전달되는지 깨닫고, 2019년 동료들을 모아 자금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추적은 4년 동안 LA 카운티, 국경 지역, 북쪽으로는 샌프란시스코, 동쪽으로는 텍사스까지 이어졌다.
조사팀은 2022년 10월 18일 중요한 발견을 했다. 이들은 블루 마세라티 승객이 흰색 램 픽업트럭 운전자에게서 약 30만 달러(약 4억2000만 원)가 든 검은색 가방을 받는 장면을 목격했다. 경찰은 이후 픽업트럭을 따라가 50kg의 코카인을 압수했다.
중국인 은행 조직은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결되기 훨씬 전부터 미국에서 활동했다고 법 집행 관계자들은 전했다. 구매자들은 주로 미국에서 부동산을 사거나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내려는 부유한 중국인들이다. 일반적으로, 달러는 중국 은행 계좌를 통해 위안화로 지불되며, 대금이나 상품은 멕시코 카르텔에 대한 지불로 돌아갔다.
조사팀은 사이 장의 조직이 마약 자금을 세탁하는 또 다른 놀라운 방법, 즉 현금을 은행 창구와 ATM에 맡기는 것을 알아냈다. 한 운반책은 80분도 안 되는 시간에 24회 ATM 입금을 처리했다.
체이스 대변인은 "우리의 자금세탁 방지 감시 프로그램이 이 사례에서 의도대로 작동했다"며 "법 집행 기관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대변인도 "의심스러운 활동을 감지하는 광범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티그룹 대변인은 캘리포니아 사례 언급은 거부했지만, 은행의 자금세탁 방지 정책과 관행이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장은 2023년 초 붙잡혔으며, 불법 약물 거래 관련 공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은 오는 10월로 잡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