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한계 뛰어넘는 정밀도·효율성…AI 반도체 시장 '새 전기'
'초소형 패널·PLP' 독자 공정 승부수…삼성 반도체 계열사 역량 총결집, 2026년 양산 앞당긴다
'초소형 패널·PLP' 독자 공정 승부수…삼성 반도체 계열사 역량 총결집, 2026년 양산 앞당긴다

유리 기판은 AI 반도체 성능을 한층 높일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초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데 더 높은 정밀도를 제공하며, 실리콘에 비해 치수 안정성이 뛰어나다. AI 반도체에 꼭 필요한 고속 데이터 통신을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연결하는 데 큰 이점을 준다.
기존 실리콘 중간 기판은 효과적이지만 생산 비용이 높고, 대형화할 때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으로 꼽혔다. 반면 유리는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생산에 유리하며, 생산 공정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특히 유리 기판은 플라스틱이나 실리콘과 비교할 때 열 안정성과 평탄도가 뛰어나 미세 회로 모양을 정밀하게 새길 수 있고, 고온 환경에서도 뒤틀림이 적은 장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고객 요구에 부응하고자 2028년 실리콘 중간 기판에서 유리 중간 기판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 삼성의 승부수…'초소형 유리'와 'PLP 공정' 차별화
삼성의 전략은 업계 경쟁사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AMD 같은 경쟁사도 유리 중간 기판을 연구하고 있지만, 삼성은 업계 표준(510x515mm)과 비교해 훨씬 작은 100x100mm 미만 크기의 유리 기판 단위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를 통해 시제품 제작 기간을 단축하고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소형 패널은 대량 생산 효율성에서는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삼성은 둥근 웨이퍼 대신 사각형 패널을 사용하는 천안 사업장의 패널 수준 포장(PLP) 생산 시설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방식은 삼성이 포장 공정을 최적화하고 생산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AI 통합 솔루션' 강화…계열사 협력으로 시장 선점 속도
이러한 유리 기판 도입은 삼성이 마련 중인 'AI 통합 해결책'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작용한다. 삼성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서비스, HBM, 첨단 포장을 아우르는 일괄 AI 반도체 해결책(솔루션) 마련에 힘을 쏟고 있으며, 유리 기판이 외부 고객 유치와 반도체 매출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와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2026년 유리 기판 양산을 목표로 인텔 등 경쟁사보다 앞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유리 기판을 활용한 포장 기술은 삼성의 내부 칩 성능 향상은 물론, 외부 고객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2028년까지 점차 유리 기판 적용 범위를 넓히며 기술 완성도를 높여 업계 주도권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