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日, 이재명 집권 가능성에 경계…“역사문제 다시 불거질까 우려”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日, 이재명 집권 가능성에 경계…“역사문제 다시 불거질까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로이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일 강경 기조를 일부 누그러뜨렸지만 일본 정부와 보수 여론은 여전히 차기 한일관계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발표한 외교안보 비전에서 한국을 “외교·안보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실용 외교”를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서도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평가하며 역사·영토 문제에 대해 “원칙 있는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과거 이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일 외교를 “굴욕적”이라 비판했던 것과는 결이 다른 접근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는 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일본은 한일관계가 다시 경색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가 승리할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하기 전까지 구축했던 협력 기반을 유지할지가 최대 관심사라는 것.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3월 일본을 방문해 12년 만에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같은 해 5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가 서울을 답방했다. 양국은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으로 민간 재단을 통한 ‘제3자 변제안’을 내놓았고 일본 기업의 자발적 기부도 추진했다. 이는 지난 2018년 한국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을 상대로 내린 배상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였다.

이 방안은 일본 내 우호 여론 형성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국민 여론도 다소 개선됐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10점 만점 기준 4.52점으로 전년의 4.17점보다 상승하며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이 전환점 역할을 했다”며 “차기 정부가 이 방안을 어떻게 평가하고 이어갈지가 양국 관계 방향을 좌우할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내 보수 진영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산케이신문 계열 영문매체 재팬포워드는 최근 낸 논평에서 이 후보를 “끊임없는 일본 때리기의 상징”이라고 표현하며, “이재명 정권은 일본에 불안감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신애 일본 사사카와평화재단 연구원은 “이 후보가 중도층을 의식해 대일 발언 수위를 낮추는 동시에 지지 기반인 진보 세력을 달래기 위해 일본에 사죄와 역사 수정 요구를 병행하고 있다”며 “지지율에 타격이 올 경우 한일관계 개선에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강국 일본 리쓰메이칸대 경제학부 교수도 “일본 보수층은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처럼 반일 노선을 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그럼에도 외교 정책 전반에서 과거와 다른 실용적 접근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모두에 방위비 인상과 무역 관세를 요구하고 있어, 동북아 외교 지형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초기에 이어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양국 관계는 올해로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았지만 징용공 문제,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역사 갈등이 언제든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 요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