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ZIM, 23억 달러 LNG추진 네오파나막스 10척 용선…업계 '과잉 투자' 지적에도 '미래 선점' 강행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ZIM, 23억 달러 LNG추진 네오파나막스 10척 용선…업계 '과잉 투자' 지적에도 '미래 선점' 강행

11,500TEU급 LNG추진선 10척, 12년간 장기 임차…"미래 대형선 확보 경쟁 우위"
업계 '장기 투자 위험' 지적에 ZIM "LNG 핵심 선단, 미래 성장 동력"
ZIM이 미래 선박 부족에 대비해 약 23억 달러를 들여 LNG추진 네오파나막스 컨테이너선 10척을 장기 용선, 선제적 확보에 나섰다. 사진=ZIM이미지 확대보기
ZIM이 미래 선박 부족에 대비해 약 23억 달러를 들여 LNG추진 네오파나막스 컨테이너선 10척을 장기 용선, 선제적 확보에 나섰다. 사진=ZIM
이스라엘 선사 ZIM은 앞으로의 선박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23억 달러(약 3조1464억 원)를 들여 11,500TEU급 LNG 이중연료 네오파나막스 컨테이너선 최대 10척을 12년간 장기 용선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트레이드윈즈가 지난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앞으로 용선 시장에서 대형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리라는 ZIM 내부 전망에 따른 선제 대응으로, 업계 일각의 비판에도 ZIM은 계약을 추진했다.

ZIM의 고위 경영진은 앞으로 여러 해 동안 용선 시장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확보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계 물동량이 늘고 항만 혼잡이 심해지면서 대형 컨테이너선 수요가 급증한 반면, 조선소의 건조 공간 부족으로 2027년 이후 대형 새 선박 확보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이러한 판단의 배경이다. 실제로 ZIM의 자비에르 데스트리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이것이 바로 ZIM이 지난달 최대 10척의 11,500TEU급 컨테이너선에 대해 12년 장기 용선 계약을 맺은 이유"라고 밝혔다.

◇ 2027년부터 순차 인도…LNG추진선 핵심 항로 투입


ZIM이 이번에 도입하는 선박들은 중국 주산 창훙 국제 조선소에서 건조해 2027년부터 2028년 사이 차례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특히 이 선박들은 모두 LNG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을 갖춰 기존 중유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공기 윤활 시스템 같은 최신 에너지 효율 기술도 적용한다. ZIM은 이 새 선박들을 아시아-미주, 아시아-유럽 등 주요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ZIM은 이번 계약으로 전체 10척 중 7척은 그리스 해운 대부호 조지 이코노무가 이끄는 TMS 그룹 산하 '컨테이너 벤처스 홀딩스(Container Ventures Holdings Inc.)'에서, 나머지 3척은 ZIM의 주요 주주였던 이단 오페르의 케논 홀딩스 계열 해운사에서 용선한다. ZIM은 이러한 용선 계획을 지난 4월 7일 공식 발표했다.

ZIM의 엘리 글릭먼 사장 겸 CEO는 이번 계약에 대해 "2021년과 2022년에 계약한 46척의 새 선박을 모두 인도받아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인 데 이어, 선대 전략을 더욱 발전시키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계약으로 중요한 선박 시장에 참여할 길을 확보하고, 핵심 사업 차별화 요소인 LNG 선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 다재다능한 선박들은 ZIM의 다양한 세계 노선에 알맞으며, 사업상 민첩성과 성장 잠재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릭먼 CEO는 이어 "LNG 선단 확장은 ZIM의 탈탄소화 목표 달성에 이바지하고, 탄소 배출량 감소 분야에서 업계 선두 주자로서 자리를 굳힐 것"이라며, "이 10척의 LNG 이중 연료 선박 추가는 현대화한 함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수익성 높은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장기 계약에 엇갈린 전망…ZIM "미래 위한 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12년 장기 용선 계약이 앞으로 해운 시황이 나빠지면 ZIM에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대형선 위주 선대 운영이 시장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그러나 ZIM 경영진은 "이번에 확보한 선박들은 앞으로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중요한 선종이며,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과 사업상 민첩성 확보에 꼭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ZIM은 "최근 26척(전체 94,000TEU)의 용선 계약 만료로 선대 구조조정 여력이 생긴 만큼, 새 선박 도입과 낡은 선박 퇴출을 함께 진행해 선대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는 방침이다.

대규모 친환경 선박 확보로 ZIM의 전체 선대는 한층 현대화하고 친환경 선박 비중도 50%를 넘길 전망이다. 그 결과 ZIM은 머스크, MSC 같은 세계 최상위 해운사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주요 노선에서 운송비 절감과 서비스 안정성 향상으로 화주 유치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ZIM은 장기 용선과 단기 용선을 함께 활용하며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위험을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