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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솔로몬 대표, 5년 더 경영하려고 반대파 내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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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솔로몬 대표, 5년 더 경영하려고 반대파 내쫓아

소비자 대출로 수십억 달러 날린 뒤 정보 흘린 사람 찾아내 축출... 8000만 달러 받고 연임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사진=로이터
골드만삭스그룹 데이비드 솔로몬 대표가 자신을 비판하는 회사 내부 간부들의 입을 막으려고 대대적인 작전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26(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솔로몬 대표는 소비자 대출 사업 실패로 심한 비판을 받자 정보를 흘린 사람을 찾아내는 조사를 지시하고 반대파 인사들을 내쫓는 강한 수를 뒀다.

솔로몬 대표는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8000만 달러(1094억 원)를 받으며 5년 더 회사를 맡을 권한을 얻었다. 그의 연봉도 26% 오른 3900만 달러(533억 원)으로 정해졌다. 63살인 솔로몬 대표는 2018년 골드만삭스가 1999년 주식 공개 뒤 세 번째 대표로 자리에 올랐다.

소비자 대출 망해 수십억 달러 손해... 반대파 대거 내쫓아

골드만삭스는 솔로몬 대표가 밀어붙인 소비자 대출 늘리기 사업에서 2022년과 2023년 수십억 달러를 잃었다. 회사 자료를 보면 플랫폼 솔루션 부문에서 이 기간 큰 적자가 났으며, 전체 순이익은 2021200억 달러(273500억 원)에서 2023년 가장 낮은 점까지 떨어졌다.
회사 안 비판이 거세지자 솔로몬 대표는 2023년 이사회에 정보를 흘려 자신을 해치는 문제 인사들을 몰아내겠다고 말했다고 이 일을 잘 아는 사람들이 전했다. 이사회는 솔로몬 대표에게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그의 전략을 공개로 비판했던 오랜 임원들이 모두 회사를 떠났다. 대표로 글로벌 뱅킹 및 시장 부문을 함께 맡았던 짐 에스포지토가 지난해 말 그만뒀다. 에스포지토는 솔로몬 대표와 여러 사람이 모인 회의와 둘만의 만남에서 소비자 중심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인물이다.

또한, 최고 거래담당자인 에드 에머슨도 회사를 떠났다. 에머슨은 약 12명 파트너와 함께한 만찬에서 소비자 산업을 심하게 비난하며 솔로몬 대표를 해고하고 존 월드론 사장을 대표로 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에스포지토 같은 고위 파트너를 포함한 임원 가운데 누구든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는지 확인하려고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다. 솔로몬 대표는 고위 동료들에게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경영위원회 회의에서 그는 회의 바로 뒤 자신이나 회사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동료들과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핵심 사업 돌아가 주가 올라... 월드론 사장과 함께 연임

골드만삭스는 소비자 대출 사업에서 손을 뗀 뒤 대기업과 부유층 고객을 위한 자문이라는 핵심 사업에 다시 힘을 쏟고 있다. 솔로몬 대표는 유명 디제이 활동도 그만뒀다. 회사 대변인 토니 프래토는 골드만삭스가 2020년 성장 전략 계획에서 세운 목표 대부분을 "맞추거나 넘어섰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거래, 자산운용 등 골드만삭스 핵심 사업은 지난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1월 선거 뒤 다른 금융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골드만삭스 주가는 거래가 활발해지고 자본시장 활동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크게 올랐다.

팩트셋 자료를 보면 솔로몬 대표 재임 기간 골드만삭스 주가는 약 150% 올라 S&P 500 지수(100% 상승)KBW 나스닥 은행 지수(20% 상승)를 크게 웃돌았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지난 5년간 233% 올랐으며, 가장 큰 경쟁사인 모건스탠리(214%)JP모건 체이스(191%)를 앞섰다.

월드론 사장은 오랫동안 직접 대표가 되고자 했지만, 지난해 말 사모펀드 대기업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합류하자고 제안하자 솔로몬 대표에게 이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솔로몬 대표가 이사회에 월드론 사장을 잃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두 사람 모두 5년 연임과 8000만 달러를 받게 됐다. 월가에서는 솔로몬 대표가 언제 월드론 사장에게 최고위 자리를 넘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솔로몬 대표는 1999년 파트너로 골드만에 들어왔다. 그는 강한 투자은행 부문을 운영하고 최고운영책임자와 사장을 지낸 뒤, 2018년에 골드만이 1999년 주식을 공개한 뒤 세 번째 대표가 됐다. 그는 수십 년간 느슨한 파트너십으로 운영된 회사를 빨리 바꾸려고 움직였다. 많은 골드만 파트너들은 회사 방향에 대한 자신들 생각을 대표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겼다.

골드만삭스 소비자 부문인 마커스에서 제공한 높은 수익 저축 계좌는 성공을 거뒀고, 솔로몬 대표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상품을 팔고 싶어했다. 소비자 중심 확장은 큰 비용을 가져왔다. 솔로몬 대표는 2021년 특수 대출업체 그린스카이를 약 20억 달러(27000억 원)에 사들이는 것을 밀어붙였는데, 2023년 골드만삭스는 회사를 손해를 보며 팔기로 합의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