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민간인 12명 숨진 뒤 트럼프 "러시아 벌칙·관세 검토"
공화당과 MAGA 지지자들 사이 의견 엇갈려
공화당과 MAGA 지지자들 사이 의견 엇갈려

이런 공격이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푸틴이 완전히 미쳤다.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더 센 벌칙과 함께 관세 같은 경제적 압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푸틴이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있다. 도시에 로켓을 쏘고 있다.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옛날에는 푸틴과 잘 지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쏴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건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런 행동은 벌칙을 더 세게 줄 근거가 된다"며 "국제사회의 침묵은 푸틴을 부추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대치만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이 전쟁을 끝내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나를 시험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공화당 안팎 "러시아 벌칙 더 세게" 요구...MAGA 지지층 내부 갈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발언 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에 더 센 벌칙을 주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더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푸틴이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벌칙을 더 세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돈 베이컨 하원의원도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무장시키고, 러시아 자산 3000억 달러(약 411조 1800억 원)를 모두 압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잘못된 조언을 듣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이 오히려 전쟁을 키운다"는 비판도 있다. 더글러스 맥그리거 예비역 미군 대령은 "러시아가 트럼프의 말을 믿었다면 우크라이나 지원을 끊었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수 논평가 벤 샤피로는 "푸틴은 협상에 나설 생각이 없으며, 다른 나라들이 먼저 물러서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을 이끄는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게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한 것은 힘을 보여준 것"이라는 응원과 "참모진이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함께 나왔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MAGA 진영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젤렌스키가 하는 말마다 문제를 일으킨다. 이 전쟁은 젤렌스키, 푸틴, 바이든의 전쟁이지 내 전쟁이 아니다. 나는 불을 끄는 데 힘을 보태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반응...협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발언에 "감정에 휘둘린 것"이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과정에 도움을 준 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습이 늘어나는 데는 벌칙을 더 세게 주는 게 답이다. 러시아가 휴전도 거부하면, 러시아 돈줄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발언과 추가 벌칙, 관세 부과 예고가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두 시간 넘게 통화하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에서, 협상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