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미 하원 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다. 의회모독 표결이 임박한 상황에서 두 사람이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부부 관계인 두 사람은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가 진행 중인 엡스타인 사건 조사와 관련해 증언 요청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위원회가 발부한 소환장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고 이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에 의해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하원이 이르면 이번 주 의회모독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준비에 나서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화당 지도부는 실제로 표결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은 클린턴 부부가 감독위원회 의원들과 직원들이 요구한 방식으로 신속하게 증언 일정을 잡지 않을 경우 선의의 협조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클린턴 부부는 하원 운영위원회가 의회모독 결의안 상정을 논의하던 중 증언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예상치 못한 전환으로 공화당의 대응 계획도 혼선을 빚고 있으며 향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버지니아 폭스 노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은 “클린턴 부부가 실제로 무엇에 동의한 것인지 명확히 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의회모독 논의는 일단 보류하지만, 충분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측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클린턴 부부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선례를 세우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는 앞서 올해 초 두 사람이 예정된 증언에 불출석했다는 이유로 초당적 표결을 통해 각각에 대한 의회모독 결의안을 승인한 바 있다.
클린턴 부부는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이들은 또 소환장이 정당한 입법 목적과 무관하다며 무효라는 입장을 밝혔고 공화당 주도의 조사가 정치적 망신 주기와 구금을 노린 것이라고 반발해 왔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장은 2일 낸 성명에서 “클린턴 측은 조건에 동의한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내용이 불분명하고 증언 날짜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하원이 의회모독 절차를 추진했기 때문에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 조건을 명확히 한 뒤 위원회와 향후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공화당을 향해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로버트 가르시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이 상황에서 표결을 강행한다면 전례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는 코머 위원장이 진실 규명보다 정치적 공세에만 관심이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 수하스 수브라마니엄 버지니아주 하원의원도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클린턴 부부를 기소하고 수감할 수 있는 명분을 주려는 것”이라며 “이 사안은 엡스타인 사건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기자들과 만나 “이 상황은 어느 쪽으로 가도 빠져나오기 힘든 함정”이라며 “출석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