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인벤텍 등 파트너사 1분기 말부터 GB200 랙 선적 시작

폭스콘(Foxconn), 인벤텍(Inventec), 델(Dell), 위스트론(Wistron) 등 엔비디아의 파트너 제조업체들은 지난 1분기 말부터 GB200 AI 랙의 선적을 시작했다고 지난주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 회의에서 밝혔다. 이들 업체는 현재 생산 능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과열·연결 문제 등 복합 기술 이슈 해결
GB200 AI 랙에는 엔비디아의 NVLink 통신 시스템으로 연결된 36개의 '그레이스(Grace)' 중앙처리장치(CPU)와 72개의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들어있다. 엔비디아의 파트너 제조업체 한 곳의 엔지니어는 "안쪽 검사 결과 연결 문제가 발견됐다"며 "공급망은 2~3개월 전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함께 일했다"고 말했다.
공급망 파트너들은 72개의 고성능 GPU 때문에 생긴 과열, 액체 냉각 시스템의 누출 등 GB200 랙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개월을 보냈다. 엔지니어들은 또한 소프트웨어 오류와 칩 사이 연결 문제도 언급했는데, 이는 많은 수의 프로세서를 동시에 맞춰 돌리는 복잡함에서 나온 것이다.
타이베이에 본사를 둔 자문회사 세미어날리시스(SemiAnalysis)의 추 웨이치아(Chu Wei-Chia) 분석가는 "이 기술은 정말 복잡하다"며 "어떤 회사도 이전에, 그리고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AI 프로세서가 서버에서 동시에 돌아가도록 시도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공급망이 완전히 준비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지연이 생겼다"며 "GB200 주변의 재고 위험은 제조업체가 하반기에 랙 생산량을 늘리면서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메타(Meta) 같은 주요 고객이 더 원활하게 배치할 수 있도록 공급업체들은 배송 전 검사 절차를 강화하고 AI 모델 훈련과 추론 작업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버 랙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점검을 실행했다.
◇ 출하 지연 완화로 분기 매출 목표 달성 기대
이번 기술 문제 해결은 지난 2월 회사가 4월 말까지 분기 동안 약 4300억 달러(약 591조6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야심찬 계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65% 늘어난 기록치다.
엔비디아의 이번 분기 실적 발표가 28일(현지시각)로 투자자들은 블랙웰 출하가 초기 기술 문제 이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를 주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걸프만 순방 기간 동안 수천 개의 블랙웰 칩을 사들일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엔비디아가 고객 기반을 다양화하기 위해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을 넘어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엔비디아는 또한 향상된 메모리 기능을 갖추고 오픈AI의 01과 딥시크 R1 같은 더 복잡한 추론 모델을 처리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GB300 AI 랙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GB300이 3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배치를 가속화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GB300의 설계를 조정했다. 처음에는 개별 GPU를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새로운 칩 보드 구조인 '코델리아(Cordelia)'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4월 회사는 설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현재 GB200 랙에 사용 중인 기존 설계방식인 '비앙카(Bianca)'로 되돌리기로 파트너들에게 알렸다고 두 공급업체가 전했다.
분석가들은 코델리아 보드 구조가 더 나은 수익을 제공하고 고객이 유지보수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문제에 정통한 세 사람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GPU 교체가 용이한 코델리아 설계 방식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라 차세대 AI 칩에서 이를 다시 적용할 계획이라고 공급업체에 알렸다.
한편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AI 프로세서의 축소 버전인 H20 칩의 수출을 금지한 데 따른 중국 매출 손실 상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재고 상각과 구매 약속 때문에 금지와 관련된 비용으로 550억 달러(약 75조6000억 원)가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애널리스트 비벡 아리야(Vivek Arya)는 중국 판매 타격 때문에 엔비디아의 분기 총 수익률이 이전 71%에서 약 58%로 떨어질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그는 회사가 비앙카 보드로 돌아감에 따라 블랙웰이 예상보다 빠르게 출시되면 올해 하반기에 중국 매출 타격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썼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