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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 국채시장 균열 우려…‘이번엔 진짜일 수 있다’ 경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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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 국채시장 균열 우려…‘이번엔 진짜일 수 있다’ 경고 잇따라”



미국 뉴욕의 금융 중심지 월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의 금융 중심지 월가. 사진=로이터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이에 따른 국채 이자비용 급증이 심각한 위기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는 경고가 월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채시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경고와 함께 수십년간 반복돼온 ‘재정위기론’이 이번에는 현실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국채 이자비용은 이미 1조달러(약 1386조원)를 넘어서 국방예산, 장애보험, 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 등을 모두 합친 금액보다 많아졌다.

여기에다 최근 상원으로 넘겨진 ‘빅 뷰티풀 빌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은 기존 전망치보다 향후 10년간 미 연방부채를 약 3조달러(약 4158조원) 증가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일시적 조항들이 영구화될 경우 그 증가폭은 최대 5조달러(약 6930조원)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국채시장에 균열이 발생할 것”이라며 “채권금리가 폭등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난주 경고했다.

이에 앞서 헤지펀드 매니저 레이 달리오는 자신의 신간 ‘국가는 어떻게 파산하는가’에서 “미국 경제는 앞으로 3년 내 심장마비 수준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터 오르자그 라자드 CEO 겸 전 백악관 예산국장도 최근 기고문에서 “과거 재정건전성 경고는 지나친 호들갑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늑대가 진짜 문 앞에 와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밝혔다.

시장금리가 현 수준인 10년물 4.4% 수준으로 고정된다고 가정해도 추가 이자비용만 향후 10년간 1조8000억달러(약 2495조원)가 발생할 수 있다고 WSJ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전했다.

WSJ는 “장기국채 금리가 최근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 자체는 아직 붕괴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투자자 다수는 여전히 현실을 외면하고 쇼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경제적 케이페이브’ 상태”라고 진단했다. ‘케이페이브’는 프로레슬링에서 연출된 상황을 진짜로 믿는 집단 심리를 뜻한다.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최근 “미국은 채무불이행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WSJ는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재정지배(fiscal dominance)로 사실상의 디폴트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케네스 로고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가 디폴트는 단순한 산수의 문제가 아니다”며 “거의 모든 국가는 계산상 불가능한 지점까지 가기 전에 인플레이션이든 무언가의 형태로 디폴트를 경험한다”고 경고했다.

WSJ는 “멈출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결국 멈출 것”이라는 허브 스타인의 법칙을 인용하며 “이번 위기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실제로 ‘그때’가 도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