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법안을 ‘역겨운 흉물’이라고 비난한 가운데 테슬라 주가가 4일(현지시각) 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30일 이후 4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낙폭은 7.4%에 이른다.
공교롭게도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확실해진 뒤부터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럽·미국 고전 지속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서 매출이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년동월비 5월 매출이 포르투갈에서 68%, 프랑스에서 67% 급감했고, 스웨덴과 덴마크에서도 각각 52.7%, 30.5% 추락했다.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유럽에도 칼날을 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머스크와 테슬라에 불똥이 튀면서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인기 추락은 현재진행형이다.
테슬라는 미국내 5월 판매가 1년 전보다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호주, 노르웨이, 튀르키예 반등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테슬라는 일부 지역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비록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호주에서 5월 성적이 특히 좋았다.
테슬라는 3일 호주에서 3897대를 출하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3% 증가세이지만 판매 대수가 단 500대에 그쳤던 4월과 비교하면 무려 675% 폭증했다.
전년동월비 122.5% 폭증한 모델Y가 증가세를 주도했다.
그렇지만 올해 전체로는 호주에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5월 고속 성장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1~5월 판매는 전년동기비 48.2% 급감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리즈 리는 CNBC에 “테슬라의 5월 호주 판매 급증세는 고무적인 신호로 주로 개량형 모델Y 덕이었다”고 말했다.
리는 그러나 “전세계적으로는 테슬라가 여전히 역풍을 맞고 있다”면서 “호주의 최근 반등은 지역적으로는 의미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글로벌 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에서도 테슬라는 모델Y 덕에 5월 판매가 전년동월비 213% 증가했다.
튀르키예에서는 지난달 1545대를 팔아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머스크
5월 들어 테슬라 인기가 폭증했다고는 하지만 호주에서도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에 대한 반감은 높다.
트럼프의 재선에 힘을 보태고, 2기 행정부 출범 뒤에는 DOGE 수장으로 트럼프 정책에 깊숙하게 관여했으며, 유럽 극우 정당들을 지지한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테슬라 전기차 방화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머스크가 이런 ‘일탈’을 끝내고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로 함에 따라 테슬라가 안정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테슬라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가 박살 난 뒤 이제 머스크가 사실상 정치에서 손을 뗐다면서 이는 “테슬라 투자자들이 들을 수 있는 아마도 최고의 호재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심화
그러나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복귀한다고 해서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조금씩 회복될 가능성은 있지만 치열한 전기차 시장 경쟁은 계속해서 테슬라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특히 비야디(BYD)를 주축으로 한 중국 토종 업체들의 세계 시장 영향력 확대가 테슬라에 골치거리다.
비야디는 중국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외로 눈을 돌려 테슬라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4월에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대수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테슬라를 앞질렀다.
비야디가 가격 인하로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다른 중국 토종업체들도 가격 인하 카드로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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