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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캐나다 잠수함 12척 수주전, 독일·노르웨이 한국 조선사 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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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캐나다 잠수함 12척 수주전, 독일·노르웨이 한국 조선사 협공

240억 달러 한국 조선소 입찰 속 유럽 동맹국들 '집단 연대' 강조
빅토리아급 캐나다 잠수함. 사진=19포티파이브이미지 확대보기
빅토리아급 캐나다 잠수함. 사진=19포티파이브
캐나다의 낡은 잠수함 교체 사업을 둘러싼 나라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2척의 잠수함 수주전에 한국과 유럽 기업들이 경쟁하는 모양새다. 캐나다 방송공사(CBC)는 지난 4(현지시각) 독일과 노르웨이 고위 국방 관계자들이 캐나다에 유럽 재무장 계획 참여를 활발히 촉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독일 국방부 정치국장 야스퍼 비크와 노르웨이 잠수함 사업 책임자 오이스타인 스토어보 대위는 최근 CBC 뉴스 인터뷰에서 "캐나다가 친한 가족이 될 수 있는 진짜 동반자 관계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캐나다가 앞으로 몇 주 안에 유럽의 재무장 계획에 서명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 한국 조선소 240억 달러 제안 vs 유럽 집단 구매 전략


캐나다는 현재 쓰고 있는 낡은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바꾸려고 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첫 번째 새 잠수함을 받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조선소 두 곳이 합작 투자로 잠수함 12척을 만들기 위한 최대 240억 달러(327000억 원) 규모의 자세한 제안서를 냈다.

한화오션이 건조중인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모형.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오션이 건조중인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모형. 사진=한화오션
여러 나라의 많은 조선소가 지난 가을 연방 정부의 정보 요청에 답했지만, 한국만이 한 걸음 더 나아가 2035년까지 캐나다에 4척의 잠수함을 보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세한 입찰서를 전달했다. 지난달 오타와에서 열린 캔섹(CANSEC) 회의에서는 한화 KSS-III(도산안창호급) 잠수함 모형이 전시됐다.

도산안창호급은 길이 83.5m, 너비 9.6m,높이 14.7m의 큰 체구를 가진 잠수함이다. 수상 배수량 약 3300t, 수중배수량 약 3700t에 이른다. 최고 잠항속도는 시속 20노트(37km)에 이른다. 디젤 엔진과 범한산업의 연료전지를 탑재하고 있다. 533mm 어뢰 발사관외에 수직발사관 6기를 갖추고 있어 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독일과 노르웨이는 함께 작전을 운영하는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비크 정치국장은 "양쪽에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동반자 관계"라면서 "캐나다가 유럽연합(EU)과 안보 및 방위 동반자 관계를 맺으면, 캐나다는 이러한 유럽 제도의 혜택을 받는 EU 회원국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12CD 잠수함과 유럽 통합 방산 체계


독일과 노르웨이는 몇 년간 함께 잠수함 건조 사업에 참여해 왔다. 212CD로 불리는 이 잠수함은 독일과 이탈리아 해군이 쓰고 있는 독일 Type 212A 설계를 바탕으로 한다. 현재 81억 달러(11조 원) 규모 사업의 일부로 독일 2, 노르웨이 4척 등 모두 6척의 212CD가 건조되고 있다.

212CD는 길이 73m,너비 10m에 수상 배수량 2500t, 수중배수량 2800t인 잠수함으로 기존 212급보다는 큰 잠수함이다. 공기불요체계(AIP)와 디젤엔진을 탑재한다.533mm 어뢰발사관 4문을 통해 중어뢰와 함대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한다.

독일의 212CD 잠수함 이미지. 사진=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미지 확대보기
독일의 212CD 잠수함 이미지. 사진=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스토어보 대위는 212CD"어떤 바다에서도 작전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최대 3주 동안 북극에 잠수할 수 있는 공기 독립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해군은 2028년에 첫 212CD를 받을 예정이며, 노르웨이는 이듬해 물속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조선소 틸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스(tkMS)의 올리버 부르크하르트 최고경영자는 "캐나다가 현재 사업에 참여하면 첫 번째 캐나다 잠수함이 요청된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생산 라인에 들어가려면 이미 독일이나 노르웨이에 배정된 잠수함 중 하나를 다시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조선소 측은 또한 캐나다에 잠수함 유지 보수 시설을 지어 캐나다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계획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자유당 정부가 되풀이해서 강조한 중요한 조건이다.

이번 유럽 국가들의 제안은 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가 독일, 노르웨이와 전략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한 3자 의향서에 서명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 협정의 목적은 북대서양의 바다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토의 억제력과 방어를 지원하는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