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2시 17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시 주석과 거래하는 건 매우 어렵다"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직접 비판했다. 이 발언은 양국 정상 간 통화가 예정돼 있음에도 아직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나는 시 주석을 좋아하고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그는 매우 강경하고 협상이 극도로 어렵다"고 밝혀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했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중국과 미국은 지난달 관세를 90일간 유예하는 ‘관세 휴전’에 합의한 바 있지만 양측 모두 상대방이 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중국이 희귀금속과 반도체 등 핵심 광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오히려 합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협상이 멈춘 상태에서 중국 관영매체는 이날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을 집중 조명하며 미국과의 접촉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미중 정상 간 통화 여부에 대해 "공유할 정보가 없다"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은 유럽연합과의 협상 상황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트럼프는 지난주 돌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올리겠다고 발표했고 이 조치는 4일 0시 1분부터 즉시 발효됐다. 다만 영국은 마지막 순간 예외국으로 지정돼 기존 25%가 유지된다.
이같은 조치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미-EU 간 무역 회담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협상에 나섰지만 4일 낸 성명을 통해 “건설적인 진전이 있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
양측은 관세 외에도 부가가치세(VAT), 미국 농산물 수입, 빅테크 규제 등 다양한 현안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8일까지 양측이 합의하지 못할 경우 ‘보복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다음달 유럽 정상들의 방중에 맞춰 에어버스 항공기 수백대를 주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4일 보도했다. 이 계약이 성사될 경우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 타격이 될 수 있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강화하고 허점을 제거하고 있다”며 “비행기 부품에 대한 신규 관세도 이달 말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