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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8차례 연속 금리 인하...여름 휴식기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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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8차례 연속 금리 인하...여름 휴식기 임박

지난 6월 이후 2%포인트 인하로 '중립' 범위 진입
트럼프 무역전쟁 여파로 성장·인플레이션 하방 압력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사진=로이터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8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해 총 2%포인트를 낮췄으며, 금리가 이제 '중립' 범위에 도달하면서 여름 휴식기에 대한 베팅이 확산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ECB는 이번 금리 인하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경제 및 무역 정책으로 더 큰 타격을 받기 전부터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유로존 경제를 떠받치려는 노력을 이어갔다. 인플레이션율이 2% 목표치에 안전하게 부합하고 금리 인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관심은 ECB의 향후 방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2% 수준의 금리는 성장을 자극하지도 둔화하지도 않는 '중립' 범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유로화를 공유하는 20개국의 중앙은행은 성명서에서 명확한 힌트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회의마다 입수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CB는 "정책위원회는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확정하지 않고 있다"며 "금리 결정은 들어오는 경제 및 금융 데이터, 기저 인플레이션의 역학 관계 및 통화 정책 전달의 강도에 비추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평가에 기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기자회견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ECB의 가장 공격적인 완화 사이클이 끝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몇 달에 대한 더 많은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미 7월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지만, 일부 보수적인 정책입안자들은 ECB가 국내외의 이례적인 불확실성과 정책 격변이 전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재평가할 기회를 주기 위해 금리 인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CB 이사이자 매파 수석인 이사벨 슈나벨이 명백히 통화 중단을 촉구한 반면, 다른 이들은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망이 급변하기 쉽기 때문에 라가르드 총재는 ECB의 여지를 열어두는 표현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 중지의 근거는 통화 블록의 단기 및 중기 전망이 크게 다르고 서로 다른 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제에 기초한다.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지만, 정부 지출 증가와 무역 장벽 증가는 향후 물가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통화정책이 12~18개월의 시차를 두고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금 승인된 지원이 더 이상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관세는 이미 경제활동에 해를 끼치고 있으며, 설령 우호적인 해결책이 도출되더라도 신뢰와 투자에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CB는 "향후 몇 달 동안 무역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기본 전망치를 밑돌게 될 것"이라며 "반대로, 무역 긴장이 긍정적인 결과로 해소된다면, 성장과 인플레이션은 그 정도는 덜하지만 기준선 전망치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성장 둔화는 에너지 비용 하락 및 유로화 강세와 함께 가격 압박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ECB의 목표치인 2%를 밑돌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올해 말 최소 한 차례 더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유럽의 국방비 지출 증가와 녹색 전환 비용,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가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