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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제, 직원 번아웃 70% 줄이고 생산성 유지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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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제, 직원 번아웃 70% 줄이고 생산성 유지 입증

245개 회사 8700명 참여 연구 결과, 홍콩 전문직 69% "집중력 높아져" 응답
근로자들이 런던의 카나리 워프 (Canary Wharf) 금융 지구에서 아침 출퇴근 시간 동안 일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근로자들이 런던의 카나리 워프 (Canary Wharf) 금융 지구에서 아침 출퇴근 시간 동안 일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주 4.5일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이미 주 4일 근무제의 구체적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지난 5(현지시각)6일 미국 WHYY, 홍콩 아웃소스 액셀러레이터, 인도 타임스 오브 인디아, 미국 스티브 하비 모닝쇼 등 여러 매체는 연이어 관련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보스턴대학 경제학자이자 '주 4일 글로벌(4 Day Week Global)' 선임연구원인 줄리엣 B. 쇼어(Juliet B. Schor) 교수는 지난 3년간 미국, 영국, 브라질, 아일랜드 등에서 주 4일 근무를 시범 운영한 245개 이상 조직을 연구한 결과를 월스트리트저널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는 전 세계 8700명의 직원이 참여했으며, 6개월간 진행됐다. 쇼어 교수는 보스턴 칼리지 사회학 교수이기도 하며, 최근 '일주일에 4: 직원 스트레스 감소, 웰빙 향상, 더 스마트한 근무를 위한 삶을 바꾸는 해결책'이라는 신간을 펴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의 70%가 번아웃이 줄었다고 경험했으며, 40%는 정신건강이 나아졌고, 37%는 몸 건강이 좋아졌다고 보고했다. 특히 대부분 고용주들도 생산성이 계속될 뿐만 아니라 매출 증가, 그만두는 비율 감소 등 수익 지표가 나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실험을 시작한 회사의 90% 이상이 1년 뒤에도 여전히 주 4일 근무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결과가 설득력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20241월 라이브커리어(LiveCareer)가 미국 근로자 11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0%가 매일 더 오랜 시간 일해야 하는 경우에도 주 4일 근무를 지지한다고 나타났다.

◇ 아시아 지역에서도 높은 관심과 지지


국제 채용업체 헤이스(Hays)가 지난 6일 발표한 아시아 5개국(홍콩,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설문조사에서도 주 4일 근무제를 압도하는 지지가 나타났다.

헤이스 그레이터 차이나의 수 웨이(Sue Wei) 전무이사는 "4일 근무라는 생각은 업무의 효율성과 집중도를 높이려는 전문가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홍콩에서는 전문직 종사자 3명 중 1(31%)이 현재 일과 삶의 균형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홍콩 응답자의 69%가 단 4일 만에 작업을 끝내야 한다면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이 73%로 가장 높았고, 말레이시아 65%, 일본 54%, 싱가포르 49% 순이었다. 홍콩 응답자 중 누구도 이 모델에서 관리할 수 없는 업무량을 우려하지 않았으며, 28%는 성과가 특정 역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수 웨이 전무는 "홍콩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나아지게 해 직원 복지를 늘리는 것이 직원 유지와 채용 모두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입증됐다""오늘날 전문직 종사자의 28%는 새로운 직업 기회를 찾을 때 이런 노력을 고려하며, 33%는 일과 삶의 균형 때문에 현재 고용주에 남기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도는 오랫동안 과로를 옹호해 왔으며, 유명한 재계 거물들이 주당 70시간 및 90시간 근무를 떠넘겨주고 있다. 4일 근무라는 생각은 먼 일인 것 같다. 당연히 이 나라는 전 세계에서 직업 관련 스트레스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많은 젊은 인구가 번아웃 문화에 반발하고 있다. 영국과 달리 인도에서는 아직 공식 정책 노력이나 광범위한 시범 사업이 없다.

◇ 아이슬란드 성공 모델, 전 세계로 퍼져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공무원들이 4일 동안 36시간 만에 업무를 끝낼 수 있도록 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사무실, 학교, 병원 근로자들이 첫 번째 실험에 참여했으며, 초기 보고서에서 직원 만족도가 높아지고 성과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2019년 프로그램을 늘렸다.

현재 아이슬란드 공공 인력 대부분이 주당 근무 시간을 줄이고 있으며, 연구에 따르면 사회서비스 및 도시 유지관리 등 일부 영역에서 생산성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들은 이런 성공을 스트레스 감소 및 일과 삶의 균형이 좋아진 것과 연결짓고 있다.

4일제 운동의 중심에는 '100-80-100' 모델이 있다. 근로자는 100%의 생산성을 제공하면서 80%의 시간 동안 급여의 100%를 받는다는 생각이다. 국제 비영리단체인 '4일 글로벌'이 지지하는 이 모델은 2023년 독일에서 시작돼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스칸디나비아 일부 지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철학은 일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똑똑하게 일하는 것, 즉 필요 없는 회의를 없애고, 업무 흐름을 새로 꾸미고, 분명한 척도에 따라 결과를 맞추는 것이다. 기술 회사들이 이런 변화를 이끌어 왔다.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인 시보(Civo)2020년에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했고 2021년까지 영구히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2021년에 주 4일제를 받아들인 킥스타터(Kickstarter)는 직원 참여가 50% 늘었다고 보고했다.

영국에서는 최소 200개 회사가 임금 손실 없이 이 모델을 영구 채택했으며, 런던에만 59개 회사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기술, 마케팅, 컨설팅, 사회 복지 및 비정부기구 분야의 회사가 포함된다.

영국 본부 '4일 근무제'의 캠페인 책임자인 조 라일(Joe Ryle)은 가디언에 "9-5, 5일 근무제는 100년 전에 만들어졌고 더 이상 목적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