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 변동성·투자 심리 고려… 김창태 CFO "상장 서두르지 않을 것"
조달 자금으로 현지 생산· R&D 투자... 현대차 이어 韓기업 2호 상장 도전
조달 자금으로 현지 생산· R&D 투자... 현대차 이어 韓기업 2호 상장 도전

지난 6일(현지시각) 인도 현지 언론인 NDTV 프로핏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공시를 통해 인도 법인의 지분 매각 가격은 시장 상황과 투자자 수요, 기업가치 평가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 법인 지분 15%를 매각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매각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세부 사항을 확정하면 6개월 안에 다시 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인도 법인은 현지 가전 시장에서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TV,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 부문에서 강력한 브랜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번 IPO는 인도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발판 삼아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을 조달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 "제값 받겠다"… 속도 조절 나선 IPO 전략
인도 증권 당국은 지난 3월 LG전자 인도 법인의 IPO를 승인했다. 하지만 이후 변동성 큰 시장 여건을 고려해 상장 일정을 뒤로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회사 측은 NDTV 프로핏에 "현재 확정된 계획은 없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LG전자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 4월 24일 1분기 실적발표 전화회의에서 "재무 구조가 안정됐고 인도 법인의 사업 성과가 꾸준해 상장을 서두르라는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어 "인도 시장 상황을 고려한 알맞은 기업가치 평가와 IPO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최적의 시점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이번 IPO로 평가받는 LG전자 인도 법인의 기업가치는 약 125억 달러(약 1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증시가 장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가치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현지 2위 넘어 '퀀텀 점프' 노린다
인도 2위 전자 기업인 LG전자 인도 법인은 지난 2월부터 IPO를 위한 투자 설명회를 열어왔다. 현지 증시에 상장된 동종업체로는 해블스 인도, 볼타스, 월풀 오브 인디아, 블루스타 등이 있다.
이번 IPO는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굳히고 세계 사업을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투자자들은 LG전자 인도 법인의 성장 가능성과 현지화 전략을 높이 평가하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인도 내 생산설비 확장, 연구개발(R&D) 투자, 신제품 출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LG전자 인도 법인은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 인도 법인에 이어 인도 증시에 입성하는 두 번째 한국 기업이 된다. 이를 통해 현지 생산·유통·브랜드 경쟁력에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