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구 인구 절반, 해마다 한 달 이상 물 부족"...노르웨이·요르단서 시범사업

이 기술은 1960년대 처음 제안됐으나, 최근 심해 작업용 로봇과 역삼투압(RO) 필터 발전 덕분에 실현 단계에 이르렀다. 기존에는 바닷물을 끓여 증기로 만든 뒤 식수로 바꾸는 방식이 주로 쓰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알 카이르 시설 등에서는 이 방법으로 하루 수백만 갤런을 생산하지만, 에너지 소모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어왔다. UCLA 공학과 에릭 훅 교수는 "역삼투압 방식이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를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여전히 전기요금이 전체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심해 담수화는 해저 약 300미터 깊이의 자연 수압을 이용해 바닷물을 역삼투압 필터에 통과시킨다. 이 과정에서 최대 40퍼센트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해안가에 시설을 짓지 않아도 되고, 해양생물 피해나 염수 배출 문제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비치에서는 해양생물 피해 우려로 담수화 시설 건설이 거부된 바 있다.
노르웨이의 플로시안은 2020년 7월 보크나피오르드 해저에 시범 시설을 설치했다. 이 회사는 2026년 하반기 몽스타드 해상 산업단지에 하루 약 100만 리터를 생산하는 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100만 리터는 약 2640명이 하루 1인당 378리터(세계보건기구 WHO 권고 기준)씩 쓸 수 있는 양이다. 워터라이즈는 요르단 포스페이츠 마인즈와 계약을 맺고 아카바만 심해에서 하루 약 2500만 리터를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루 2500만 리터는 약 6만 6000명이 하루 1인당 378리터씩 쓸 수 있는 물이다. 오션웰은 미국 캘리포니아 라스 비르헤네스 저수지에 시범 설비를 설치했다.
담수화 업계 45년 경력의 톰 팬크라츠 컨설턴트는 "심해 담수화는 약 3785리터에 2~6달러(약 2700~8100원)으로, 기존 지하수나 저수지보다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유지비와 해저 환경 변화에 따른 성능 저하 등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플로시안, 워터라이즈, 오션웰 등은 정부와 수십 년 단위 장기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대규모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