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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 美 텍사스에 1.6조 '태양광 승부수'…AI 데이터센터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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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 美 텍사스에 1.6조 '태양광 승부수'…AI 데이터센터 정조준

폭증하는 AI·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태양광으로 공급
美 IRA 보조금 축소·중국과 경쟁 등 '복합 위기' 넘어야
OCI홀딩스가 폭증하는 미국 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텍사스 태양광 셀 공장에 12억 달러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연간 10GW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진=제이식스 심레이싱이미지 확대보기
OCI홀딩스가 폭증하는 미국 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텍사스 태양광 셀 공장에 12억 달러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연간 10GW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진=제이식스 심레이싱
국내 대표 태양광 기업 OCI홀딩스가 미국 텍사스 태양광 설비 증설에 12억 달러(약 1조 6338억 원)를 투자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폭증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태양광으로 해결하겠다는 과감한 승부수다. 이번 투자는 한-미 공급망 협력의 대표 사례로도 주목받는다.

7일(현지시각) 제이식스심레이싱( j6simracing)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이번 투자로 2027년까지 텍사스 공장의 태양광 셀 연간 생산 능력을 10GW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10기와 맞먹는 규모다.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이 있는데도, OCI홀딩스 경영진은 AI가 촉발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을 "일생일대의 기회"로 판단하고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미국은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증가 때문에 전례 없는 전력 수요 급증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우드 맥킨지와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신규 발전 용량의 84%를 태양광이 차지했을 만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한 해에만 미국에 50GW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돼 해마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 美 '바이 아메리칸' 정책이 기회…공급망 다변화로 돌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오히려 OCI홀딩스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자국 생산을 장려하는 한편, 세계 태양광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 기업에는 높은 관세와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 관세를 50%로 두 배 올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를 위협하고 있다. 다만 최근 미 하원에서 IRA의 핵심 지원책인 투자세액공제(ITC)를 조기 종료하는 법안이 통과돼 정책 위험은 여전하다. '바이 아메리칸' 규정과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 또한 현지 생산의 또 다른 변수다.

OCI홀딩스는 2010년대 중국의 과잉생산 경쟁에서 살아남은 저력이 있다. 회사는 앞으로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 TerraSus가 친환경 수력 발전을 이용해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텍사스 공장에 공급하고, 동남아에서 웨이퍼까지 만들어 현지에서 최종 조립하는 일관 공급망을 구축해 UFLPA 등 미국 규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 '중국보다 비싼 가격'…전문가 우려 속 경쟁력 확보 관건


현재 미국산 태양광 패널 가격은 와트에 30센트로, 10센트인 중국산보다 비싸지만 미국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가격 격차를 줄이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드 맥킨지의 한 연구 책임자는 "미국의 첨단 셀 공장 건설 및 운영 경험 부족"을 이유로 들며 10GW 목표가 "지나치게 야심 차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와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덕분에 앞으로 10년간 미국 태양광 시장이 큰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OCI홀딩스의 성공 여부는 보조금 축소 같은 정책 변화, 복잡한 공급망 규제, 중국과의 가격 경쟁 등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