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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하이브리드 전차 시험 돌입…민간 전기차 기술로 '전장의 판'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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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하이브리드 전차 시험 돌입…민간 전기차 기술로 '전장의 판' 바꾼다

고산지대서 출력 저하 없는 '조용한 강자'…레이저 무기 등 첨단 장비 탑재도 가능
세계 선도하는 전기차 기술, 군사 굴기(崛起)로…미·유럽보다 한발 앞선 개발 속도
중국이 최근 시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하이브리드 전차. 이 전차는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해 고산지대 작전 능력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디펜스 블로그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최근 시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하이브리드 전차. 이 전차는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해 고산지대 작전 능력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디펜스 블로그
중국이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신형 복합동력(하이브리드) 전차 시험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차는 기존 디젤 엔진에 전기 모터와 대용량 축전지(배터리)를 더해 첨단 전장 체계를 싣고, 고지대 작전 능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8일(현지시각)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에 따르면 신형 전투차량은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쓰는 이중 동력 방식을 채택했다. 디젤 엔진은 주행과 기본 동력을 맡고, 전기 모터는 순간 가속과 저소음 기동을 돕는다. 덕분에 소음 신호를 크게 줄이면서 전기 모터 고유의 빠른 회전력(토크)을 활용할 수 있다. 레이저 방어체계나 전자전 장비처럼 전력 소모가 큰 첨단 장비의 운용도 가능해진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는 국방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여러 분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이 전차가 99A식 주력전차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모델 개발을 위한 시험대일 수 있다고 본다. 공기가 희박해 내연기관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고산지대 전투에 맞춘 모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고산지대 '조용한 강자'로 전술 우위 확보


복합동력 추진체계는 특히 중국이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히말라야 같은 고산지대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전망이다. 산소 부족에 따른 디젤 엔진의 출력 저하를 전기 모터가 보완하는 까닭이다. 조용한 기동과 빠른 순간 가속이 가능해 매복이나 기습 교전에서 전술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신형 전차는 앞으로 체계를 통합하고 부품을 교체해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늘어난 전력 생산량은 능동방호체계(APS), 고성능 감지기(센서)는 물론, 미래 무기로 불리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까지 실을 수 있는 바탕이 된다. 현세대 전차의 작전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중국 군사 전문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히말라야에서 태평양까지, 우리 전차는 승리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는 한 국방 논객의 비공식 논평이 퍼지기도 했다. 검증된 내용은 아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인 자국 전기차 기술을 최전선 무기 체계에 접목하려는 중국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출력 축전지, 열관리 기술, 전기 구동계 같은 민간 부문 첨단 기술을 군용 무기 체계에 쓰면, 에너지 관리와 작전 지속성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 세계 1위 전기차 기술, 군사 굴기의 동력으로


복합동력 전차는 미국과 유럽 같은 군사 강국도 연구하는 분야지만, 중국이 실물 시험 단계에 들어선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존 디젤 엔진 기반 3세대 전차의 한계를 넘어 에너지 효율과 전술 유연성을 한층 높인 차세대 기갑전력의 등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중국 자동차 산업이 차세대 군사 기동력 개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복합동력 전차 개발은 민간 기술력을 군사 분야에 접목해 차세대 기갑전력의 틀을 이끌려는 전략으로, 앞으로 실전 배치 결과에 따라 국제 군사 기술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