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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백악관 옥상에 무단 설치된 머스크 ‘스타링크’, 국가안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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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백악관 옥상에 무단 설치된 머스크 ‘스타링크’, 국가안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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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단말기. 사진=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던 정부효율부가 백악관 건물 옥상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무단 설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안 전문가들과 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스타링크는 머스크 CEO가 겸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 X의 위성 기반 초고속 인터넷 사업부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스타링크 단말기가 백악관 통신보안팀과 사전 협의 없이 설치됐으며 설치 당시 비밀경호국과 마찰도 있었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스타링크 단말기는 지난 2월 백악관 내 아이젠하워 행정동 건물 지붕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는 비밀번호 하나만으로 접근이 가능한 ‘스타링크 게스트(Starlink Guest)’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사용자 인증이나 이중 보안 절차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 보안 관리 체계를 우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통신 로그나 접근 이력이 남지 않아 악성 소프트웨어 침투 시 이를 감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백악관 통신부서 담당자들은 스타링크의 설치가 *민감한 통신자료의 외부 유출 및 해킹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정부효율부 직원들은 설치를 강행했다고 포춘은 전했다. 포춘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통상적인 연방정부용 와이파이와 달리 감시가 어렵고 보안 체계에 구멍이 생긴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스티븐 린치 의원은 “양심적인 내부 고발자들이 위원회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이 시스템은 민감한 데이터를 해커, 적국, 또는 미국에 해를 끼치려는 자들에게 노출시킬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여러 건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굴리엘미 시크릿서비스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정부효율부가 백악관 인터넷 환경 개선을 원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보안 사고나 침해로 간주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일반적인 미국 내 통신망보다 해킹 위험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백악관처럼 극도로 민감한 장소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접속’ 자체가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포춘은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