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3개월째 실종...문혁 이후 첫 현직 숙청
군 고위직 절반 사라져...시진핑 측근까지 연쇄 제거로 군부 대혼란
군 고위직 절반 사라져...시진핑 측근까지 연쇄 제거로 군부 대혼란

68세인 허 장군은 시진핑 주석이 위원장을 맡는 중앙군사위원회의 두 부위원장 중 한 명으로, 인민해방군을 총괄하는 최고 군사기관의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또한 당의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위원 24명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시 주석에 의해 핵심 보직에 임명된 그는 측근이자 신뢰할 수 있는 보좌관 중 한 명으로 여겨졌다.
허 장군의 몰락을 확인시켜준 결정적 장면은 지난 일요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묘지에서 열린 쉬치량 전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장례식에서 연출됐다.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공개한 영상에는 시 주석이 정치국 위원들의 조화가 놓인 곳을 지나가는 장면이 담겼는데, 허 장군의 조화만 사라져 있었다. 이는 그가 더 이상 정치국 위원으로 대우받지 않으며 활동이 제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허 장군은 3월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 회의 폐막식에서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후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15세에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승진을 거듭한 그가 결국 문화대혁명 시기 박해받은 허룽 장군과 같은 운명에 직면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 주석 집권 이후 군부 숙청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후진타오 전 주석 시대 말부터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지낸 제복 장교 6명 중 궈복슝, 쉬차이허우, 허웨이둥 등 3명이 숙청됐다. 궈는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쉬는 구금 중 암으로 사망했다.
2017년에는 중앙군사위 정치사업부장 장양 장군이 조사를 받던 중 가택연금 상태에서 자살했고, 전 합동참모부장 팡펑후이 장군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023년과 2024년에는 현직 국방장관 리상푸와 전임 국방장관 웨이펑허가 연쇄 숙청됐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시 주석의 정치적 대리인으로 여겨졌던 먀오화 중앙군사위 위원마저 지난 11월 '중대한 규율 위반' 혐의로 직무 정지된 후 5월 말 공식 명단에서 제외된 점이다.
이로 인해 2022년 10월 당대회 직후 7명이었던 중앙군사위 위원 수가 현재 4명으로 줄어들었다. 당대회 후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중앙군사위 위원의 거의 절반이 사라진 것이다. 현재 중앙군사위원회는 시 주석과 제복 장교 3명만으로 구성돼 있어 전례 없는 혼란 상태에 빠져 있다.
인민해방군은 중국공산당의 군대로서 당에 충성해야 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정치적 생존을 위해 군 장교들은 이러한 충성심을 유지해야 하지만, 연쇄 숙청으로 인해 군부 내 불안감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