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개발도상국 전력수요 2배 증가 대비...업스트림 가스는 여전히 논의 중

◇ 세계은행, 12년 만에 원자력 정책 전환
세계은행은 2013년 원자력 발전 사업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한, 2017년에는 2019년부터 업스트림 석유 및 가스 사업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최빈국의 가스 사업은 여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가 총재는 이사회와 건설적 논의 후 은행의 수정된 전력 전략을 설명하며 "문제가 복잡하지만, 우리는 개발의 원동력으로서 전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스트림 천연가스 사업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원자력 문제는 이사회 구성원들에 의해 상당히 쉽게 합의됐지만, 독일, 프랑스, 영국을 포함한 몇몇 나라들은 업스트림 천연가스 사업을 받아들이기 위한 세계은행의 접근 방식 변경을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세계은행의 단일 최대 주주로 15.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이 7%, 중국이 6%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첫 조치로 파리기후협약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 미국을 탈퇴시킨 바 있어, 전력 사업 접근 방식 확대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를 기쁘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세계은행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히 협력하여 핵 비확산 안전조치, 안전, 보안 및 규제 체계 자문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전력망 개선과 함께 기존 원자로의 수명 연장을 위한 노력을 지원하고, 소형 모듈식 원자로의 잠재력을 가속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 증가하는 전력 수요와 전력 믹스 전략
방가 총재는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들의 전력 수요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발전, 전력망 및 저장에 드는 연간 2800억 달러(약 382조 9800억 원)의 투자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력성장허브(Energy for Growth Hub)와 제3의길(Third Way)에 따르면 28개국이 이미 상업용 원자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개국이 더 가동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고 10개국이 더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방가 총재는 2023년 6월 취임 이후 세계은행의 전력 정책 변화를 옹호해 왔으며, 국가들이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고 개발 목표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은행이 원자력,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 모든 전력원을 배제하지 않는 '통합 전력' 접근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바베이도스 미아 모틀리 총리는 "넷 제로(Net zero)는 화석 연료가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여전히 화석 연료에서 나오는 전력의 20%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천연가스가 바로 깨끗한 연료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가 총재는 세계은행의 수정된 전략을 통해 나라들이 최상의 전력 믹스를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일부는 태양열, 풍력, 지열 또는 수력 발전을 선택하고 다른 일부는 천연가스 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자력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미드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천연가스 사업이 개발 계획에 부합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며 재생 전력을 제한하지 않는 최소 비용 선택을 나타낼 때 계속 자문하고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방가 총재는 말했다. 또한, 탄소 포집 및 해양 전력과 같은 진화하는 기술을 추가로 연구할 예정이며, 검토 및 승인을 단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방가 총재는 세계은행이 석탄 발전소 폐지 자문과 자금 지원을 계속하고, 산업 및 발전을 위한 탄소 포집을 지원하겠으나, 일반적으로 상업 자금 조달을 확보할 수 있는 석유 회수 강화는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