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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스타링크, 우주망원경 관측 방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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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스타링크, 우주망원경 관측 방해 논란

스페이스X가 지구 저궤도에서 운영 중인 스타링크 위성. 사진=스페이스X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가 지구 저궤도에서 운영 중인 스타링크 위성. 사진=스페이스X

천문학자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겸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기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우주 초기 탐사에 중대한 방해 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16일(이하 현지시각) 과학 전문매체 퓨처리즘에 따르면 호주 커틴대의 스티븐 팅게이 전파천문학 교수 연구진은 스타링크 위성에서 유출되는 전파가 고감도 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훼손하고 있다고 최근 주장했다.

팅게이 교수팀은 호주에 건설 중인 초대형 전파망원경 프로젝트 ‘스퀘어 킬로미터 어레이(Square Kilometre Array)’의 시범망원경을 통해 스타링크 위성 약 2000개의 신호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수집된 데이터의 3분의 1이 위성에서 유출된 전파 간섭으로 오염됐다는 것이 교수팀의 주장이다.

팅게이 교수는 “이같은 위성 전파 누출 신호의 세기는 자연계에서 가장 밝은 전파원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하늘에 인공적으로 강력한 전파원을 무수히 추가하고 그것들이 계속 움직이게 만들면 초민감 실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스타링크 위성은 7600기 이상이 지구 저궤도에 올라가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운영 중인 전체 위성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스페이스X는 앞으로 수만 기의 위성을 추가로 쏘아올릴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아직 공식적인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상태지만 스타링크 위성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전파천문학을 위해 보호하는 주파수 대역에서 무의식적으로 전파를 방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팅게이 교수는 “스페이스X나 스타링크가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형태의 전파 방출은 현재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ITU 내부에서는 이 문제를 규제 대상으로 포함할지를 두고 논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논란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남아공 전파천문학관측소(SARAO) 리서치 어소시에이트인 레로토디 리우 박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라디오 망원경이 설치된 지역은 지상 전파 방해를 막기 위해 엄격히 보호되고 있지만 저궤도 위성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스타링크뿐 아니라 여러 위성이 우리의 관측 장비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 박사는 “남아공은 스퀘어 킬로미터 어레이의 또 다른 주요 설치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인공 전파에 의한 간섭을 막기 위해 법적으로 보호된 구역이지만 우주에서 쏘아지는 신호까지는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스페이스X는 빛 반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사 방지 코팅과 위성 각도 조절, 그리고 ‘브래그 반사층(Distributed Bragg Reflector)’을 도입했으나 전파 방출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팅게이 교수의 공동연구자인 커틴대 석사과정 딜런 그리그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성 자체에서 방출을 줄이거나 차단하는 것”이라며 “광학 관측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듯 전파 방해에 대해서도 사업자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그와 팅게이 교수는 스페이스X 측에 연락을 취한 결과 회사 측이 대화에 열린 입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에는 스타링크의 항공용 와이파이 안테나가 항공기 장비에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관련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