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숙청 속 정치적 단결 절실…"핵심 이익 끝까지 지키겠다"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자녀들과의 연대 강화로 정권 안정 도모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자녀들과의 연대 강화로 정권 안정 도모

지난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천윈(陳雲) 탄생 1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시 주석은 72세 생일을 이틀 앞두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혼란과 변화로 가득 찬 복잡한 환경 속에서 정치적 결의를 유지"할 것을 당원들에게 촉구하면서 "여러분의 지지에 대한 보답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여러분의 핵심 이익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 주석을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 6명과 함께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주요 '붉은 귀족'들이 대거 참석했다. 74세인 장유샤는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2세대 레드로, 그의 아버지 장쭝쉰은 인민해방군의 거물급 장군이자 중국의 '건국 장군' 중 한 명이었다.
심포지엄에는 마오쩌둥의 손자 마오신위(毛新宇), 류사오치 전 국가주석의 아들 류위안(劉源), 덩샤오핑의 딸 덩룽(鄧榕), 후야오방 전 당 총서기의 아들 후더핑(胡德平) 등 중국 정치의 '청색 혈통'이라 불리는 인물들이 총출동했다. 심지어 부패 혐의로 종신형을 받은 보시라이(薄熙來) 전 정치국 위원의 남동생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로 인해 중앙군사위원 수는 사실상 시 주석과 장유샤를 포함한 제복 입은 장교 3명으로 구성된 트로이카 등 4명으로 축소됐다. 시 주석은 지상 병력 작전과 사기 유지를 위해 장유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시 주석은 2016년께 일부 2세대 레드들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당시 천위안(陳元)이 담당하던 중국개발은행 건물 앞의 파이팡(牌坊·중국식 장식 문)을 돌연 철거하고, 보시라이가 다롄시장 시절 세운 화뱌오(華表·황제 권력의 상징인 장식 기둥)도 철거했다. 이는 이들의 권력 과시를 견제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10여 년간 권력을 집중시킨 시 주석도 동료 붉은 귀족들의 지지 없이는 정권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포지엄 다음 날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은 시 주석의 1958년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그가 '붉은 가족' 출신임을 강조했다.
중국 정치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군부 숙청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을 붉은 귀족들과의 연대 강화로 상쇄하려 한다고 분석한다. 막대한 정치 권력을 집중시켰지만, 여전히 동료 적색 귀족들의 지지가 정권 유지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