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 "침체 직전" 경고 속 금리 21%·물가상승률 10% 기록

이번 발언은 막심 레셰트니코프 경제장관이 같은 포럼에서 러시아 경제가 "침체 직전에 있다"고 경고한 직후 나온 것이다. 레셰트니코프 장관은 RBC 비즈니스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현재 느끼는 방식과 지표로 판단할 때 우리는 이미 경기침체로 들어가기 직전에 있는 것 같다"며 "나는 우리가 벼랑 끝에 있다고 말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포럼 본회의에서 올해 첫 4개월 동안 러시아 경제 성장률이 1.5%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적당한 물가상승률과 낮은 실업률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금리·고물가 속 기업들 파산 위기
현재 러시아는 약 21%의 하늘을 찌를 듯한 고금리에도 약 10%의 만연한 물가상승률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업주들은 파산에 직면해 있으며 자본을 조달하거나 부채를 갚을 여유가 없어 투자 계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가 전쟁에 집중된 상황에서 러시아가 기업을 "순전히 방위 산업 기업과 민간 부문에서만 운영되는 기업"으로 나누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위 산업과 민간 부문을 결합할 것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은 한 민족이므로 이런 의미에서 우크라이나 전체는 우리의 것"이라며 "러시아 군인의 발길이 어디를 밟든 그것은 우리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서방 기업 복귀 가능성 희박...비공개 접촉만 진행
한때 BP와 토탈 같은 거대 에너지 기업들을 초청하고 노르트 스트림2 파이프라인 같은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을 발표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은 올해 서구 투자자들의 참석이 현저히 줄었다.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후 러시아 경제가 전쟁 기반으로 전환되고 서구 기업들이 대거 떠나면서 겪은 급격한 변화를 보여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지도부가 기업들을 제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접촉을 비공개로 옮겼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통령은 포럼 옆에서 외국 사업가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기업 대표들이 본국에서 받을 제재 압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VTB 은행의 안드레이 코스틴 회장은 이즈베스티아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정치외교상 상황에서 러시아로 돌아갈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본다"며 기업들에게 러시아를 떠나도록 "압력"을 가하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정책을 비난했다. 코스틴 회장은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대한 입장을 완화할 생각이 없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다음에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반 체베스코프 재무부 차관은 다른 패널에서 아직까지 외국 기업이 러시아 복귀를 신청한 적이 없으며, 러시아 정부는 여전히 러시아를 떠나려는 기업들로부터 달마다 수십 건의 철수 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체베스코프 차관은 외국 기업이 시장 가격의 40% 이하로 자산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러시아의 엄격한 탈퇴 규정이 이탈을 막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맥도날드를 대체한 패스트푸드 체인인 브쿠스노 이 토치카의 올렉 파로예프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말 푸틴과의 회담에서 오리지널 빅맥의 반환이 그의 회사가 다시 브랜드를 만드는 데 쏟은 투자와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불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양심 없는 파트너들"이 법적으로는 회사를 되사갈 권리가 있지만 "겁쟁이나 빚을 갚는 법"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총재는 미국에 희토류 광물과 북극 협력에 관한 공동 거래를 제안해왔다며 미국 재계와의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협상에서 "약간의 정치상 진전이 있은 후에야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