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 밀린 시장 주도권 되찾기 나서
엔비디아 인증 못 받은 HBM3 딛고, 차세대 메모리로 경쟁력 회복 도모
엔비디아 인증 못 받은 HBM3 딛고, 차세대 메모리로 경쟁력 회복 도모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전략 회의에서 HBM4 생산 계획과 반도체 시장 점유율 회복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각) 샘모바일이 보도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올해 하반기 HBM4 생산 계획과 D램 설계 개선,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3년 만에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SK하이닉스는 D램 매출 점유율 36%로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는 7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와 HBM3E 제품이 엔비디아의 인증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 12단 개선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나, SK하이닉스가 이미 엔비디아에 HBM3E를 본격적으로 납품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HBM4 생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60%대 수율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사 확보가 새로운 관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HBM4는 데이터 전송 통로가 HBM3E보다 두 배 많은 2048개로 설계돼, 초당 최대 2테라바이트의 대역폭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HBM4를 통해 메모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공급했으며, 올해 하반기 생산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4에서도 독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3E를 이미 엔비디아에 본격적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HBM3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최근 대만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방문해 "HBM4를 잘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4 생산과 함께 AMD 등 다른 고객사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미국 AMD에 HBM3E 12단 개선 제품 납품이 공식화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까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수주 전략을 점검하며,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4가 앞으로 1년 안에 본격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하반기 HBM4가 HBM3E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HBM4의 공급 능력이 앞으로 시장 경쟁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HBM4 공급 능력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