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한화오션, '조선 빅3' 경쟁서 승리…그리스서 친환경 VLCC 3척 수주

글로벌이코노믹

한화오션, '조선 빅3' 경쟁서 승리…그리스서 친환경 VLCC 3척 수주

가격·납기 경쟁력 앞세워 10년 만의 대형 발주 따내
침체된 VLCC 시장 회복 신호탄... 친환경 선박 수요 견인
한화오션이 그리스 선사로부터 친환경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을 수주했다. 10년 만의 대형 발주로, 침체된 VLCC 시장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사진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오션이 그리스 선사로부터 친환경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을 수주했다. 10년 만의 대형 발주로, 침체된 VLCC 시장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사진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 '빅3' 간의 치열한 수주 경쟁 끝에 그리스 굴지의 선사 '차코스 에너지 네비게이션(TEN)'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신조 물량을 따냈다. 이번 계약은 수년간 침체를 겪던 VLCC 시장의 한파 속에서 성사돼, 세계 조선·해운 시장의 회복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25일(현지시각)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차코스와 LNG 이중연료 추진 또는 LNG 연료로 전환 가능한 방식의 VLCC 2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맺었다. 이 계약에는 1척의 추가 선택권이 포함돼 최종 계약 규모는 최대 3척에 이른다. VLCC 한 척당 가격이 1억2000만~1억3000만 달러(약 1633억2000만~1769억30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총 계약 규모는 최대 4000억~5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 가격·납기 경쟁력으로 '빅3' 경합서 우위 점해


이번 수주는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뛰어든 치열한 경쟁 끝에 따낸 것이라 더욱 주목받는다. 삼성중공업은 높은 선가를 제시해 경쟁에서 일찌감치 물러났고,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의 막판 경합에서 이겼다.

한화오션의 경쟁력은 '가격'과 '납기'에서 나왔다. 한화오션은 척당 1억2300만~1억2500만 달러(약 1674억300만~1701억2500만 원)의 가격과 2027년이라는 빠른 인도 시점을 제시했다. 특히 차코스의 요구사항에 알맞은 설계를 제안하고, 원가 절감 노력과 한화그룹의 자금력 등을 바탕으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이 계약을 따내는 데 주효했다. 이 계약금액은 최근 팬오션이 HD현대삼호에 발주한 30만 DWT급 VLCC 가격인 약 1억2700만 달러(약 1728억4700만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건조할 선박은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만들며,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최신 친환경 기술을 담는다. 선체 저항을 줄이는 설계, 에너지 절감 보조장치 등을 적용해 연료 효율을 높이며, 앞으로 암모니아, 메탄올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바꾸기도 쉽게 설계하기로 했다.

◇ 10년 만의 발주…얼어붙은 시장 깨우는 신호탄


이번 계약은 2015년 HD현대중공업에 VLCC 2척을 발주한 뒤 신조 시장에 나서지 않았던 차코스가 10년 만에 돌아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선가 급등과 경기 불확실성 탓에 2022년 뒤 해마다 발주량이 10척 안팎에 그쳤던 시장에서, 세계 굴지의 탱커 선사가 낡은 선박을 바꾸고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고자 발주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로 VLCC 시장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하며, 앞으로 발주가 예상되는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했다. 아울러 LNG 추진 장치 등 관련 국내 기자재 산업 활성화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