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라1 파트너십 허위 공시 의혹 증권사기 소송… 오레곤 연방법원 접수
실적 악화 속 주가 변동성 3배 폭등… 주기기 공급망 정량적 타격 점검
i-SMR 독자 생태계 전환 분수령… 투자자가 봐야 할 3대 트리거
실적 악화 속 주가 변동성 3배 폭등… 주기기 공급망 정량적 타격 점검
i-SMR 독자 생태계 전환 분수령… 투자자가 봐야 할 3대 트리거
이미지 확대보기플루앙(Pluang)이 1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그라바 법률사무소(Grabar Law Office)와 로젠 법률사무소(Rosen Law Firm)는 뉴스케일파워 경영진과 이사회의 신의성실 의무 위반 및 증권사기 혐의를 두고 정식 조사와 소송에 착수했다. 미국 오레곤 연방법원(Case No. 3:26-cv-00328)에 접수된 집단소송 소장에 따르면, 원고 측은 "뉴스케일파워가 엔트라1 에너지(ENTRA1 Energy)와 맺은 SMR 상용화 파트너십 성과를 부풀려 투자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한다.
유령 파트너 논란과 사업 모델 위기… 실적 악화 속 공매도 표적
이번 조사의 핵심은 뉴스케일파워가 기술 상용화 능력을 증명하려고 내세운 공급 계약의 실체다. 뉴스케일파워는 원자로 설계 기술만 보유하고 건설과 운영은 외부 개발사에 맡기는 '에셋 라이트(Asset-Light) 라이선스' 수익 모델을 취한다. 이에 따라 엔트라1 에너지를 유일한 전속 개발사(Exclusive Development Partner)로 지정하고 대규모 보급을 공언했다.
그러나 구겐하임 증권(Guggenheim Securities) 등 시장조사기관의 추적 결과, 엔트라1 에너지는 미국 델라웨어주 등에 등록된 설립 3년 차의 신생 서류상 법인에 가까우며 상주 직원은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원전 건설 실적이 없는 파트너를 내세워 사업 실패와 프로젝트 지연 위험을 고의로 은폐했다"고 적시한다.
실제 뉴스케일파워는 2025년 3분기 중 엔트라1 에너지에 '마일스톤 달성' 명목으로 무려 4억 9500만 달러(약 7400억 원)를 지급하며 일반관리비가 전년 대비 3000% 폭등하는 기형적 재무 구조를 노출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유타주 중부전력공급시스템(UAMPS) 프로젝트가 치솟는 건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산된 데 이은 두 번째 사업 모델 위기다.
악재는 실적 부진과 겹쳤다. 뉴스케일파워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3150만 달러(약 470억 원)를 기록했으며, 주당순손실은 2.17달러에 이르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혜주로 엮여 급등했던 주가는 소송 파장과 공매도 보고서가 집중되며 최근 뉴욕증시에서 한 달간 주가 변동성을 세 배 이상 키웠다.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주주들은 주식 매입 시점에 따라 참여 절차가 갈린다. 증권사기 집단소송의 공식 대상 기간(Class Period)은 2025년 5월 13일부터 같은 해 11월 6일까지로, 이 기간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허위 공시로 발생한 직접적인 주가 폭락 피해 구제를 청구한다. 반면 2025년 5월 13일 이전부터 주식을 장기 보유한 주주들은 신의성실 의무 위반을 추궁하는 '주주 대표소송(Shareholder Derivative Complaint)' 형태로 참여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다. 로펌들은 성공보수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하므로 초기 비용 부담은 없다.
두산·삼성 투자금 손상차손 우려… 한국 SMR 수출 전선 정량 분석
미국 SMR 대장주의 신뢰도 타격은 한국 원전 생태계로 고스란히 전가된다. 한국 정부는 SMR을 차세대 핵심 수출 동력으로 지정하고 미국 주도 공급망에 합류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특히 뉴스케일파워에 총 1억 4000만 달러(약 2090억 원)를 지분 투자하고 원자로 모듈 등 핵심 주기기 공급권을 확보한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분 투자액에 대한 분기보고서 내 '타법인 출자 현황'상 장부가치 감액(손상차손) 리스크가 커졌다. 소송 장기화로 주가 하락세가 고착화할 경우 삼성물산도 수백억 원대 평가손실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되어 당기순이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
다만 뉴스케일파워 측은 "이번 소송은 초기 단계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며, 자사의 기술력과 파트너십 구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는 입장이다.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등 경쟁 SMR 사들 역시 유사한 인허가 및 금융 조달 지연 리스크를 겪고 있어, SMR 산업 전반이 겪는 공통된 성장통이라는 진단도 공존한다.
국산 ‘i-SMR’ 독자 생태계 속도… 미국 의존증 탈피 기회로
이번 사태는 역설적으로 미국 기술에 종속됐던 한국 원전 생태계가 국산 '한국형 SMR(i-SMR)'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i-SMR은 현재 기본설계를 마치고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위한 실증 단계에 진입했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미국 공급망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등 기존 대형 원전 협력국을 대상으로 i-SMR 독자 수출 노선을 강화할 방침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미국 SMR 기업들은 설계 역량은 뛰어나지만 제조와 금융 실행력에서 약점을 드러냈다"며 "한국의 독보적인 주기기 제작 역량과 시공 능력을 i-SMR이라는 독자 브랜드에 결합한다면 미국 중심 독점 구도를 깨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SMR 거품 가려낼 3대 트리거
글로벌 SMR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서학개미와 국내 원전 투자자들이 단기·중기적으로 자산을 지키기 위해 주목해야 한다.
첫째, 뉴욕남부지법의 소송 기각 여부 확인이다. 법원이 뉴스케일파워 경영진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인정해 본안 재판을 진행하거나 내부 이메일 증거 개시(Discovery) 명령을 내릴 경우, 추가적인 주가 폭락을 방지하기 위한 단기 비중 축소(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대기업 분기보고서 손상차손 반영 여부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의 분기보고서에서 뉴스케일파워 지분 가치가 실제 손실로 반영되는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장부가치 감소는 해당 기업들의 주가 상단을 제한하는 트리거가 된다.
셋째,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승인 타임라인 확인이다. 뉴스케일파워가 엔트라1 에너지 외에 신규 우량 발전 사업자(Utility)와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하는지, NRC의 출력 증강 설계 인증이 예정된 기한 내 승인되는지 여부가 거품과 진짜 혁신을 가르는 최종 분수령이다. 본 인허가가 또다시 지연될 경우 SMR 섹터 전반의 장기 침체 시나리오 가동이 불가피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