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교수 "극적 전환 임박"... JP모건 CEO "채권시장 균열 올 것"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최근 미국의 재정 상황에 대해 "채권시장의 균열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약 9조 달러(약 1경 2280조 원)에 이르는 재무부 채권의 25%를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외국인 투자자 이탈 위험 커져
특히 미국 정부가 최근 통과시킨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가운데 한 조항이 주목받고 있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외국인에게 지급하는 이자에 20%의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를 특정 국가나 소득 종류에 적용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에 이런 대폭적인 과세 조치가 시행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대거 매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예측할 수 없는 수준으로 미국의 국채 발행 비용을 증가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하버드대학교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신간 "우리의 달러, 당신의 문제"(Our Dollar, Your Problem)에서 "금융 시스템이 빙하처럼 서서히 변화하고 있지만, 때때로 극적인 전환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로고프 교수는 "거래 가능한 미국 정부 부채 규모가 다른 모든 선진국을 합친 것과 거의 같다"고 지적했다. 기업 부채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교가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 '금융 복지 국가'로 변한 미국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과 일부 중소 은행이 금리 상승으로 실질적으로 파산하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조 달러(약 272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모든 은행의 잠재적 자본 손실을 암묵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로고프 교수는 "미국 정부가 암묵적 구제금융 보장의 규모와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이는 '금융 복지 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이자율에 대한 '영구 저금리' 학파는 국가 부채 상환 문제에 대해 낙관적이다. 그러나 로고프 교수는 2014년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당시 60세의 나이에 "사적인 자리에서 자신은 생전에 단기 금리가 4%를 다시 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8년 후 이 비율은 5.5%에 달했고, 장기 금리도 크게 상승했다.
로고프 교수는 현재의 높은 금리가 "전 세계 부채(공공과 민간)의 급격한 증가"를 포함한 여러 이유로 새로운 정상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포퓰리즘의 세계적 확산이 더 큰 소득 재분배로 이어진다면, 저소득층이 소득의 더 많은 부분을 소비하기 때문에 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 인플레이션을 통한 부채 축소 가능성 경고
로고프 교수는 미국 정부 부채가 '안전하다'는 안일한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채는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유혹을 제공하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 가치 하락으로 실질적인 부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 부채의 90%는 인플레이션에 연동되지 않아 이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과거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지했을 때 대법원이 이를 채무불이행으로 판결한 사례가 있다. 또한, 미국 국채 보유자들은 코로나19 이후와 1970년대 인플레이션 시기에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미국의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앞으로 인플레이션에 연동된 채권을 더 많이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로고프 교수는 "미래의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통한 부채 탕감을 막으려는 제약 때문에 인플레이션 연동 시스템을 없애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를 '미국 우선주의'라는 명분으로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재정 위기가 정확히 언제 올지 예측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이며, 이는 의학과 같은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고 로고프 교수는 말했다. 의사들도 심장마비 위험 요인은 파악할 수 있지만 정확한 발병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매우 건강해 보이는 환자도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현재 합리적인 재정 전문가들은 부채나 인플레이션 위기의 위험성과 높은 발생 가능성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