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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전기요금 43% 폭등에 원자력·가스터빈 주식 376%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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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전기요금 43% 폭등에 원자력·가스터빈 주식 376% 급등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폭증...데이터센터 인근 도매가격 267% 치솟아
가스터빈과 전력망 기술 제공업체인 GE 버노바, 원자력 연료 공급업체 센트러스에너지, 원자로 기술 기업 오클로, 원자력 기술업체 BWX테크놀로지스 등은 지난 1년간 평균 300% 넘게 뛰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가스터빈과 전력망 기술 제공업체인 GE 버노바, 원자력 연료 공급업체 센트러스에너지, 원자로 기술 기업 오클로, 원자력 기술업체 BWX테크놀로지스 등은 지난 1년간 평균 300% 넘게 뛰었다. 이미지=GPT4o
미국에서 전기요금이 급등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가 주범으로 지목됐다. 배런스는 지난 19(현지시간) 미국 도시 평균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19센트로 2019년 말보다 43% 급등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18%포인트 높은 수치라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인근 전기요금 5년새 267% 폭등


블룸버그의 최근 분석 결과 데이터센터가 많은 지역 인근의 도매 전력 가격은 5년 전보다 최대 267% 올랐다. 블룸버그는 미국 내 25000개 전력망 노드를 분석한 결과, 2020년 평균 메가와트시당 16달러(22700) 수준이던 도매 전력 가격이 2025년 들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급등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로스쿨 전력법 이니셔티브의 아리 페스코 국장은 공영방송(PBS) 인터뷰에서 "개별 시설인 데이터센터가 대도시만큼 전력을 쓰는 새로운 상황을 맞았다""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들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전력 시스템 비용 분담 방식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보면 전국 평균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6.5% 올랐다. 다만 코네티컷주와 메인주는 각각 18.4%, 36.3%나 뛰는 등 지역별 차이가 컸다.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 인터커넥션의 용량 시장 가격도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크게 올랐다. 한 추정치는 이 중 60% 이상을 데이터센터가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93억 달러(132200억 원) 규모로,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AI·재생에너지 과잉투자·제조업 리쇼어링 등이 원인


윌리엄 블레어의 제드 도르샤이머 애널리스트는 전기요금 급등 원인으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 제조업 리쇼어링, 태양광·풍력 등 간헐성 재생에너지 과잉 투자를 꼽았다.

도르샤이머 애널리스트는 "수십 년간 휘발유 가격이 경제 건전성과 정치 안정성을 가늠하는 척도였다면, 이제 전기요금이 그 역할을 대신하거나 곧 대신할 것"이라며 "'플러그의 고통'이 중간선거와 전력 자원 계획 회의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태양광·풍력 같은 변동성 발전이 전체 미국 전력 생산의 약 20%를 차지하면서, 20년 전 10%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도르샤이머 애널리스트는 "전통 발전이 제공하는 안정성 덕분에 변동성이 지금까지 '옷장 속에 숨어' 있었다""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해 해가 없을 때마다 비싼 백업 발전소를 돌려야 하는데, 이 추가 비용은 태양광 발전 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관리 전문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 보고서는 주로 데이터센터 확산 때문에 전력 수요가 2029년까지 16% 늘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보면 데이터센터는 2023년 미국 전력의 4.4%를 썼으나, 2028년에는 6.7~12%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AI는 일반 인터넷 검색보다 10배 많은 전력을 쓴다는 전력연구소(EPRI) 연구 결과도 있다.

'안정 전력' 기업 6곳 주목...1년새 평균 376% 급등


도르샤이머 애널리스트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한 5단계 계획을 내놨다. '안정 전력' 투자, 시장 인센티브 조정, 국내 에너지 공급망 개발, 미국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위한 자본 확보, 혁신 프로젝트 자금 지원 등이다.

그는 "안정 전력에는 원자력, 천연가스, 배터리 저장장치 등 항상 대기 상태이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이 포함된다""하루 24시간 내내 꾸준히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가 전기 사용이 몰리는 시간대에만 가동하는 발전소보다 가치가 높으므로 그렇게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자력 융합, 지열 발전, ()원자력 기술 등 3가지 혁신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도르샤이머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스터빈과 전력망 기술 제공업체인 GE 버노바, 원자력 연료 공급업체 센트러스에너지, 원자로 기술 기업 오클로, 원자력 기술업체 BWX테크놀로지스에 매수 등급을 매기고 있다. 배터리 저장장치 분야 선두업체인 테슬라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7500달러(1066만 원)가 사라지면서 전기차 사업에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보유 등급을 제시했다. 원자력 융합 투자 간접 방법으로는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와 손잡고 융합 발전소를 개발 중인 버지니아주의 도미니언에너지를 언급했다.

이들 주식은 19일 거래 시점 기준 지난 1년간 평균 376% 뛰었다. 윌리엄 블레어는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지만, 매수 등급은 해당 종목이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도르샤이머 애널리스트는 "제대로 된 전력망 개발은 가정과 기업의 전기요금을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뜻"이라며 "풍부하고 저렴한 전력은 더 많은 경제 성장을 뜻한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